10여년 전에 전주에 출장왔다면서 한번 만난 이후에 또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서울에 살지만, 시골에 내려왔다면서(서울과 시골을 왔다갔다 하는 중인 듯) 한번 시골내려와서 만나자는 연락이다. 메시지로 사진도 보내주었는데,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나도 저만큼 늙었겠구나!’
술을 한잔 했는지 저녁 늦게까지 문자를 계속 보낸다.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며, 동창들 소식들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도시락에 싸온 계란 후라이를 나누어 먹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고마웠었다는 말을 한다. 나도 잊고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1,2,3학년 때 짝꿍들이 떠오른다. 1학년 때 짝꿍은 양쪽으로(두줄 배열이지만, 한칸씩 옮겨가는 방식이었기에) 2명이었는데, 한명은 가정의학과 의사로 살아가고, 또 한명은 대형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다. 2학년 때 짝꿍은 어제 연락을 해준 친구이다. 3학년 때 짝꿍은 가정은 경제적으로 부유했지만, 삶 자체는 불행했던 친구이다. 머리는 좋은 녀석이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서 곁길로 가버린 친구이다. 이름도 생각나는데 지금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 연락이 오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늙었다는 증거이겠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