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두 축이다.
하나는, 교수로 재직중인 “대학”에서의 삶이고, 또하나는, 장로로서 섬기는 “교회”이다. 오늘 오후에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삶의 두 축의 흐름에서 똑같은 원리가 작동되고 있다라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서 이런 같은 원리가 작동하는데, 오늘은 그 중 딱 한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간단하다.
전체를 보아야 한다.
기독교에서 중요한 것은 “성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성경을 왜곡한다. 그것의 자의적이든지, 아니면 목사에 의한 것인지, 두 경우 모두 왜곡이다. 그런데 이 왜곡의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성경 전체를 하나로 보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부분만 보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창조주의 섭리를 써놓은 성경이 창조주에 대하여 모든 것을 써놓은 것은 아니다. 그 시대에 맞게 적어둔 것을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읽고 있는데,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현대의 개념에서 필요한 말(좀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단물)만 받아들이면서 그것이 전부인 양 착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말씀을 전하는 목사들이 성경전체에 대하여 완벽하게 알 수 없다는 것도 전제하고 설교를 들어야 한다.
내 삶의 또다른 축인 “의과대학”을 한번 보자.
내가 가르치는 해부학이나 신경해부학, 조직학과 발생학을 보자. 의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학문이다. 이것 자체가 의학이 아니라, 폭넓은 의학을 배우기 위하여 배우는 기초적인 지식이다. 즉, 인체의 구조에 대하여 배우는 단계이다.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내용이 우리 인체의 전부가 아니다.
아직도 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아직도 연구가 되는 부분도 있다. 말그대로 교과서는 지금까지 확립된 인체의 구조에에 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체계적으로 책으로 묶여진 것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이런 기본적인 지식을 외면한 채, 시험에 나올 것만 학습하는 경우가 많다. 말그대로 족보(야마)만 공부하는 것이다. 물론 그 분량도 만만치 않지만, 인체의 구조에 대한 지식이 체계적으로 머릿속에 정리되지 못한 채 시험을 통과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따라서 인체의 구조라는 기본적인 틀 위에 “기능”을 얹고, 그 위에 “질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쌓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임상의학도 필요한 것만, 필요만 만큼만 학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체구조에 대한 전체적인 개념이 머릿속에 적립하고, 인체의 수많은 계통이나 기관, 조직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지식을 학생 때 쌓아놓지 못하면,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글렀다고 보면 된다. 의과대학에서의 사탄의 속삭임은 간단하다.
“그런 건 몰라도 돼. 시험에 안나와!”
시험에 나오던지 나오지 않던지, 많은 케이스의 질환이든지 희귀한 질환이든지 간에 의사가 될 의과대학들은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의사로 살아갈 때 전인적인 환자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내 삶의 두 축에서
이런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것을 보면, 세상의 다른 삶이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면서도 삶에서의 변화가 없는 기독교인들을 보면서 ‘천국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처럼, 의학에 대한 얄팍한 지식으로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겠다고 하는 의사의 모습이나 뭐가 다를까?
즉, 기독교이던지, 의학이던지, 각각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지 못하면 모두 헛것이 되는 것이다.
사실 내용은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되었지만, 많은 기독교인들은 말씀을 잘 분별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의학을 배우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참으로 보석같은 모습으로 성실하게 학습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도 이런 독설을 해야만 일부가 아닌 전부가 그런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기독교인인 기독교인답게, 의사(혹은 의대생)은 의사(혹은 의대생)답게 살아가는 모습말이다. 그런 모습이 될 때 이 세상이 변화되지 않겠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