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배하는 이 지구상에서 선과 악은 공존한다. 종교 뿐만 아니라, 철학이나 심리학, 윤리학 등에서 인간에게 존재하는 선과 악은 늘 이분법적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요즈음 나오는 미디어(특히, 영화)에서 보여주는 선과 악은 이분법적 사고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누가 선하며 누가 악한가하는 문제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절대선이나 절대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종교마져도 이제는 선과 악의 혼동 속에서 헤매이고 있다.
이러니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고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어 선과 악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간의 진화사에서 언제 인간에게 선과 악이 들어왔는지, 언제부터 선과 학이 구분되어졌는지, 언제부터 선을 쫒고 악을 버리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현재 시점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구별이다.
선과 악이 자신의 안에 공존하고, 또 선과 악을 구분하는 지적능력 또한 자신 안에 존재하지만, 인간은 절대적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매일 새벽마다 자신의 죄를 신 앞에 자복하며 회개하는 사람들도 몇 초 뒤에, 몇 분 뒤에라도 언제든지 악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스스로 의롭다 생각하고, 스스로 공의롭다는 신념에 빠진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그 신념이 선과 악을 혼란스럽게 하고, 또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바탕이 된다. 오늘 페이스북에 이런 포스팅을 했다.
때론 ‘잘못된 신념(信念)’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최근 더욱 더 느끼고 있다.
자신은 스스로 공의롭고, 선하며,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특히 종교인들 중에도 많다. 사실 그런 사람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그런 것들을 모두 선한 것으로 포장해 버린다. 요즈음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인간의 본질을 보는 듯하며 서글퍼진다.
더구나 그런 사람들 중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더 슬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