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페이스북에 <<연필깎기>>라는 제목의 글을 쓰면서 기저핵을 언급했다. 불현듯(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의정갈등 이후에 뜸했던 ‘블로그에 글쓰기’이다.
연필깎기는 매우 단순해 보이는 노동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신경학적으로 정밀한 운동기전들이 숨어 있다. 처음 연필깎기를 하던 어린 시절엔 겪었던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운동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손을 베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원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곤 했다. 예를 들어, 너무 많이 깎는 바람에 다른 부위들도 잘라내서 연필이 짧아지는 것들 말이다. 나무 부위는 잘 깎았는데, 그만 심을 부러뜨리거나 칼로 잘라버리는 일도 허다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일들이 줄어들고 점차 안정된 모습으로 연필깎기에 성공(?)하게 되었다.
사실, 시행착오는 불완전한 운동에서 온다. 여기서 ‘불완전한’이란 표현은 ‘내가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내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잘 되는 시점은 바로 반복된 훈련(학습)을 통해 신경계통과 근골격계통이 조화를 이루는 때를 말한다. 이런 운동학습은 뇌 중에서 “기저핵(바닥핵 basal ganglia)”가 담당한다.
“적당한”, “적절한”, “자신이 원하는” 운동을 하게 하는 뇌부위가 바로 바닥핵이다. 바닥핵의 이야기는 앞으로 영상에서 이야기해볼까 생각 중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시행착오는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걸음마를 시작하며 넘어졌던 시간들을 거쳐 온전하게 걷게 되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교훈이며 과정이다.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수많은 편의장치들이 인간의 섬세한 운동과정을 잠식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가 아날로그를 살아왔던 나에게는 계속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