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대, 인증유예를 받다.

By | 2026년 3월 15일

갑작스러운 의대증원, 그리고 대규모 휴학 등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초유의 더블링(두 학년이 겹쳐서 두 배가 되는)을 가져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일반휴학이나 군입대 휴학 등으로 인해 두 학번이 겹치는 의에과 2학년은 234명, 의예과 1학년은 187명이 현 시점에서 강의를 받고 있다.

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의예과 2학년에게는 “기본의료면담”을 강의하고, 의예과 1학년에게는 “자기 이해와 개발”이라는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의예과 1학년들은 “의학개론” 마지막 수업에서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학기에는 의예과 2학년들이 해부학과 해부학실습 때 또 만나게 될 것이다.

<<의예과 2학년>>

두 학번을 다른 반으로 구별되어 수업을 받기를 원했던 학생들의 바램은 현실적으로, 또한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과감하게(?) 합반을 하였기 때문에 234명이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적합한 강의실을 찾지 못해서 현재 병원 내 대강당을 강의실로 사용 중에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2주동안 수업해본 결과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첫주보다는 둘째 주의 학습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졌다는 내 개인적인 판단이다.

문제는 2학기에 해부학과 생리학이 시작하게 되는 시점에서 강의실 문제는 큰 걱정거리이다. 실습은 힘들긴 하지만, 현재 증축하고 있는 실습실에서 종전의 실습스케쥴대로 실습이 가능하다. 다만, 교수자들은 두배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한꺼번에 2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실습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의예과 1학년>>

가장 마음이 아픈 학년이다. 의대입학이라는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대학에 들어왔는데, 교육환경이 그들에게 실망감을 가져다 주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에는 신입생들의 기대감은 무너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주동안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어느 학년보다도 신입생들의 수업에 대한 태도는 매우 좋다. 사실 작년에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업을 했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 수업분위기가 좋다라고 단정할 수 있다.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현재 강의하는 장소의 열악함은 수업을 하는 내내, 그리고 수업을 마치고 나서도 마음에 아픔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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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졌던 “졸업정원제”가 지금의 상황과 맞물려 계속 내 마음속에서 겹쳐진다. 30%를 더 뽑고, 졸업할 때 30%가 탈락하게 디자인된 졸업정원제는 그 효과가 전혀 없이 대학증원만 만들어 냈다. 물론 의대에서는 강제유급이 적용되기도 했지만, 졸업정원제로 인해 졸업을 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우리나라 의료환경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포퓰리즘으로 접근한 의대정원은 후대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어찌보면, 뻔히 보이는 의대증원의 결과는 결국 우리국민들에게 이익보다는 더 손해를 가져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지난 의대평가에서 6년 인증을 받았던 전북의대가 인증유예를 받으면서 여기저기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지방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의대교육에 힘써온 전북의대는 다른 대학들이 쉽게 받지 못했던 “6년 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준비없는 의대증원의 결과로 빚어진 인증유예는 전북의대 구성원들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전북의대 구성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힘쓰고 있다. 하드웨어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학생교육에 대항 애정과 열정으로 잘 극복해 갈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과 대학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현장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는 것도 꼭 언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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