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은 의학교육기관인 의대와 의전원을 평가하고 인증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단체이다. 2003년에 시작한 의평원은 그간 의과대학과 의전원의 협조로 잘 자리매김하였고, 의학교육의 평가에서 권위(not 권력)를 갖고 있는 단체가 되었다. 사실 “의학교육의 평가와 인증“이라는 제도로 말미암아 국내 의과대학들의 질적 수준은 향상되었고, 각 대학간의 편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교육에 무관심하던 대학당국과 일부 교수들도 “의학교육의 본질“에 대한 자아성찰과 고민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그동안 이 일에 헌신적으로 일해왔던 교수들의 노력의 성과라고 생각된다. 처음부터 의평원이 권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과 교수들의 반발도 있었다. 의평원이 권력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그동안 쉽게(?) 해왔던 교육에 대한 간섭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평원은 의학교육의 평가와 인증이라는 고유의 권위를 갖게 됨으로서 국내 의학교육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된다. 이제는 의평원의 평가없이는 의과대학의 존립을 이야기할 수 없는 단계가 되었다. 의평원의 순기능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나는 3년전부터 의평원에 몸담고 있다. 이번에도 “의학교육인증단의 인증제도위원”으로 다시 3년간 일하게 되었다. 이것은 감투가 아니다. 그저 의학교육에 조금이나마 발전적 영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일이다. 솔직히 매달 회의에 가는 일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강의에 피해가 없는 한 가능한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