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로 SAT 시험 취소라는 뉴스기사가 아침에 신문을 뒤덮는다. 부끄러운 한국인의 자화상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바로 한국사람들이다. 625의 폐허를 딪고 50년만에 이룬 경제선진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국제적 망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의전원입시에서도 이런 비슷한 사고들이 있어왔다. 자신이 보지도 않은 영어성적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가 경찰은 아니지만 이런 입시생들을 찾아내서 부정입학을 하지못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이번 사건은 5월에 치를 시험지가 유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을 택하는 SAT의 특성상 기출문제를 빼내서 그것을 가지고 강의하는 학원과 수험생들이 문제인 것이다. 의사국가고사에서도 이런 문제가 제기되어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기출문제를 확보한 학원의 고가의 학원비를 받으며 강의하고, 수강생들은 지푸라기라도 붙잡을 생각으로 그런 학원으로 몰리기 때문에 이런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바른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많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온갖 편법을 동원한다. 간사하고 치졸하고 비겁한 인간의 모습이다. 그렇게 자식을 키워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것일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언제쯤 우리 사회는 정직하고 공의로운 사회가 될까? «하멜의 표류기»에 표현된 국민성(표류기에서 극히 일부이지만)이 아직도 남아 있단 말인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바로 거짓과 부정을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