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에 또 눈이 내렸습니다. 어제 내린 눈 위에 다시 내린 눈은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습니다. 출근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힘들었지만, 출근 후 학교의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물론 위에 사진은 카메라 사진이 아닌 아이폰으로 찍은 것입니다만. 햇살이 올라오자 나뭇가지 위에 있는 눈들이 쏟아져 떨어지는 그런 오전입니다.
여러가지 복잡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밀린 채점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꼭 미루어놓았다가 막판에 힘든 일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이것이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 나쁜 습관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채점이 끝나고, 한 해를 잘 마무리 해야 하는데, 또 일들이 자꾸 밀려 옵니다. 끝이 없는 일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늙어가긴 하나 봅니다. 일의 집중력도 떨어지고 효율성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멀티태스킹이 되질 않아서 하나씩 하나씩 해야 합니다. 일의 처리 속도도 엄청 느려졌습니다. 하나씩 다 메모도 해야 하고 정리도 해야 합니다. 해놓았던 일도 까먹고, 해야 할 일도 까먹습니다. 머리는 단순해지는데 일들은 더 복잡해져서 그러는 경향도 있는 듯 합니다.
한해가 가면 또 한 살을 더 먹는데, 이제는 한 살 더 늙어간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늙는 것이 슬픔은 아닙니다. 30대 보다 40대, 40대 보다 50대, 50대 보다 60대를 기대하며 살아왔노라고 늘 말해왔던 저로선 늙는 것은 슬픔이 아닌 또하나의 “기대”입니다. 다만, 나이가 들어가는 양상이 전혀 다른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를 보일 때는 당혹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대망의 새해를 맞이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