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와 있는 며칠동안은 집이 시끄럽다. 피아노를 쳤다가, 바이올린을 켰다가, 기타를 쳤다가, 노래를 불렀다가 난리가 아니다. 물론 저녁 7시 이후에는 하지 못하도록 한다.
아이들에게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악기를 배우도록 했다. 둘째의 경우는 고3 초반까지는 그렇게 했던 것 같다.
10년전에 캐나다에서 살던 시절 아들들은 악기를 배웠다. 한국에서 배우던 피아노는 현지에서 배우다가 포기했다. 대신 플룻과 바이올린 배웠다. 첫째 아들은 플룻을, 작은 아들은 바이올린을 지금껏 연주하고 있다. 아마도 그 이야기는 잠깐 다른 글에서 적은 바 있다.
아내는 초등학생이던 아들들이 악기를 배울 때 마다 선생님께 꼭 이런 질문을 했다. “애들이 언제쯤 되면 연주를 즐길 수 있게 되나요?”라고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 “10년은 넘어야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10년이 되었다.
둘째를 보니 즐기는 것 같다. 악보를 보고 배웠던 곡을 연주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노래를 즉흥적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연주를 해보기도 한다. 틀에 박힌 연주가 아니다. 상당히 즐기는 것 같다. 1, 20분 연주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벌써 한시간 넘게 연주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악기를 배우게 하면서 한번도 아이들이 연주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 다만, 성인이 되어서 연주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랬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거나 취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연주의 시간은 힐링의 시간을 넘어 창조의 시간이 되길 바랬다. 이제 그 느낌이 조금씩 오고 있다.
악기를 배울 때도 연주실력이 올라가지 않아도, 소리가 예쁘게 들리지 않아도 그 어떤 주문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시간에 악기에 빠져 연주를 하게 했다. 꼭 그것이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삶을 즐기는 연주가 되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무더운 여름 저녁에 아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다. 재미있는 인생이다.
선생님 부인께서는 사물의 이치를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두아이를 지속적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악기를 지속적으로 레슨 받게 하기는 했는데 즐긴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본인들이 즐길 단계가 되니 지금 두아이 모두 각기 자신의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8월 정기공연을 앞두고 뮤직캠프에 가있습니다. 어떤 악기가 되었든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조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과 더불어 함께 하는 생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신 듯 합니다.
그렇게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귀한 일입니다.
저희대학에도 오케스트라반이 있는데…
연주를 생각보다 잘 하더군요.
멋진 일입니다.
저도 딸아이를 2년정도 피아노를 배우게하였습니다만, 지금은 손을 놓고 만 실정입니다.. 쉬지않고 잘 따르던 피아노였는데 그만둔 계기는 바로 “틱”이란것 때문 이었지요. 동생이 생긴 이유였던지간에 점점 드러나는 양상을 보이는 틱증상때문에 아이에게 스트레스 되는것을 차단했읍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거였지만 본인 스스로 원하면 그때가서 해도 될것같고, 중고등학교때 음악이론시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바라고있죠. 정말 하나님께선 저에게 감당할수
있을 만큼에 시련을 주시고있는게 맞습니다..
아이땜에 힘든시간도 있지만 정말로 사랑하고 제가 살아야할 이유입니다.. 우리아이들의 간절하고 소망하고픈 마음에 교수님을 블로그를 들러보는 이유입니다. 제가 어찌 방향을 잡아야할지 방향의 틀을 잡아주는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넘 부담 갖지는 마세요~^^ 암만 사모님처럼 하려해도 잘안되더라구요.. 나는 나니까~ㅎ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그래서 모든 부모들이 그렇게들 애를 쓰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여러가지 환경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그것을 차단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잘 하실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