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교육 ⑮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By | 2012년 11월 9일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꾸준히 바이올린을 배웠고, 가끔 콘서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둘째가 고등학교에 다닐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학년주임교사께서 한번은 저에게 질문을 한다.

“주원이는 몇시에 자나요?”라고. 그래서
“네 12시경에 자는데요”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선생님께서
“기숙사의 아이들은 3시까지는 공부합니다. 부모님께서 공부를 더 시켜주여야겠습니다”라고 하셨다.
“네? 저는 11시부터 자라고 다그치는데 네이버 만화보느라 늦게 자곤합니다.”

아마도 그 선생님께서는 적지않은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다.

큰 아이도 마찬가지이지만 하루에 최소 6시간 이상은 재워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늘 잠을 많이 자게했다. 제 자신도 학교다닐때 늘 11시에 취침하고 6시 10분에 기상하는 7시간의 수면시간을 유지해 왔다. 7시 20분까지 등교해야 하는 큰아들은 6시반에는 일어나야하기 때문에 12시에는 재워야했는데, 늘 집에서 게임하느라 늦게 자곤했다. 그렇지만 12시가 넘어서는 바로 자도록 했다. 작은아들은 게임은 하지 않았지만(가끔 카트라이드를 하지만) 만화를 많이 보았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면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면시간은 단지 버리는 시간이 아니다.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깨어있는 시간을 위한 준비시간이고, 재충전시간이고, 특히 암기력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잠자는 사이 우리 몸은 스스로 움직이며 깨어있을 때의 삶을 대비하는 메카니즘이 작동되고 있는 셈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새벽 3시 4시까지 공부한 학생은 낮 수업때 졸 수 밖에 없다. 낮에 각성상태에서 학습이 되어야 하는데 졸린 상태에서 학습을 하니 능률도 떨어지고 실제 학습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로보트가 아니다. 부모의 욕심으로 수면시간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장기적으로 생각할 때도 절대로 좋지 못하다. 대학만 들어가면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대학이라면 대학의 고유 기능인 “교육”과 “연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는 것은 놀러가는 것은 아니다. 이제 진짜 공부를 해야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 대학에 가기전에 이미 자신의 자녀들을 초죽음상태로 만들어 놓으니 대학에 가서 제대로 공부할 수가 없다. 진짜 자녀들의 장래와 이 나라를 걱정한다면 지금과 같은 성취위주의 경쟁적 입시는 없어져야 한다. 제대로 역량을 갖춘 아이들을 뽑는 입시가 아니라 학원에서 임시로 만들어진 아이들이 입시에서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진짜 역량을 갖춘 아이들로 자신의 자녀들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기에 아내와 저는 늘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만화를 보는 것을 막지 않았다. 왜냐면 어차피 자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굳이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좀 심하다 싶거나 시간을 넘기면 자도록 했다. 아이들이 아무리 해야 할 공부가 많다고 하더라도 쉴 때는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당신이 직접 공부해보라”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은 기계가 아니다.

한가지 더 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다닐 때는 가능한 많이 뛰어 놀게 했다. 물론 요즈음 아이들은 같이 놀 친구들이 없다. 다들 학원에 가 있기 때문이다. 두 아들은 주로 집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집에서 둘이서 게임을 많이 했다. 체스도 두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바이올린과 플룻을 계속 배웠다. 처음에 함께 배웠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큰아들은 플룻을 작은아들은 바이올린만 배웠다. 지금은 모두 연주를 하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악기를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초등학교때 배우다가 그만 둔 피아노도 시간이 되면 연주하곤 한다. 큰아들이 상산고 3학년일 때 다른 선생님 아이들의 연주회에 가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기억은 지금도 의아하다.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면서 음악 자체를 즐길 수는 없다. 그정도 연주 실력이 되질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간 만큼 책을 떠나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들이고 언젠가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시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면, 운동, 적당한 식사… 이것은 성인이 건강하게 사는 생활습관인데, 이 세가지 요소가 아아들의 학습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부족한 수면, 전혀없는 운동, 과중한 식사가 제공되는 것이 현실이다. 왜 거꾸로 살고 있는 것일까?의하해 하곤 한다. 자녀들을 충분히 재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잠은 보약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때론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준다고 학습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습의 결과는 집중력에서 오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래 앉아 있으냐가 아니라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냐가 중요한 것이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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