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교육 ⑰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By | 2012년 11월 9일

2003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핼리팩스에서 2년간 산 후에 한국에 돌아온 후에 아들들의 성적이 매우 저조했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 어디서 나온 배짱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은 늘 있어왔다. 어려서 부터 봐온 두 아들의 능력이나 특성을 잘 알기에 굳이 점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가능성 때문에 조급하거나 초초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살다보면 부모로서 조급함이 생길 수 있다. 그 위기를 잘 넘겨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아이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때 제대로 아이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아내와 저는 아이들을 신뢰하고 기다리는 철학을 갖고 있다. 신뢰만큼 더 좋은 응원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좀 더 다그치면 좀 더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성적은 오를 수 있지만 진정 그 성적이 자신의 성적이냐는 것입니다.

물론 다그쳐서 더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겠지요. 늘 이야기하지만 성취중심의 교육현상에서 오는 병폐는 아닐까요? 일단 좋은 대학은 들어가고 봐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거기까지가 그 아이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의전원입시를 하면서 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갈등이 바로 그 문제입니다. 수험생이나 부모들입장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합격하면 좋겠지만 제 입장은 다릅니다. 저는 정말 준비된 학생들이 들어오길 소망합니다. 그래야 그 학생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아이는 착하고 똑똑해서 의전원 합격만 하면 정말 할 거예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그 학생보다 성적이 더 좋은 학생은 똑똑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는데 점수만 높다는 이야기일까요? 생각해보면 입시라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아이들을 신뢰하고 믿고 기다려주는 부모의 행동으로 아이의 성적이 오르게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정도를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자식이 정도를 걷지 않으면서 성공을 바라는 부모가 진정한 부모일까요? 저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신뢰가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또 세상을 살아가는 한 구성원으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고 봅니다. 신뢰는 아이들에게 꾸준한 응원의 힘이 된다고 봅니다. 좀 더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아이가 인터넷강의를 보다가 게임을 할까봐서 아이의 방문을 열어놓고 거실에서 대기하는 어느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그렇게 못믿고 어떻게 아이들을 기르세요?라고 반문하고 싶었다. 부모는 자녀의 감시자가 아니다. 잠시 맡겨놓은 선물이다. 신뢰하고 기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서는 부모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조급해지면 실패하게 된다. 그로인하여 부부관계도 나빠질 수 있다.

누군가 질문할 수 있다. “우리보고 성인군자가 되라고?”라고. 저는 대답할 수 있다. “성인군자가 되라는 것은 아니고 좋은 부모가 되라는 것입니다.”라고. 좋은 부모의 여러 모습 중에 이런 모습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저는 이런 부분에 참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그나마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라가려는 노력 덕분에 이런 이야기로 조금 쓸 수 있는 셈이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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