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교육 ⑫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By | 2012년 11월 8일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는 생각이다. 제가 자녀들을 위해 엄청난 투자나 한 것 처럼 보일까봐서 제목을 바꿀까하다가 그대로 둔다. 처음 생각했던 제목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저의 경제적 능력을 본다면 사교육은 시키지 않아야 한다. 큰아들이 상산고에 들어간 후에 수학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이후에 학원과외를 시킨 적이 있다(이 이야기는 상산고이야④에 적혀있다). 둘째아들도 수학만 학원과외를 시켰다. 처음엔 난 반대했다. 두가지 면에서 찬성을 했다. 학원비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높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적은 액수라고 한다. 난 화성인인가?

아내는 나를 설득했다. 첫째는 수능은 수학에서 결정난다는 것이었다. 수학에서 한문제 더 맞느냐? 틀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해서 수학에서 틀려서 목표하는 대학에 못간다면 그게 운명이 바뀐게 아니고 그게 운명이다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둘째는 그 학원이 강의식이 아닌 관리식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문제지를 주고 풀어오게 하고 관리만 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비가 내 생각을 뛰어넘는다). 그 부분은 맘에 들었다. 문제를 백날 선생이 풀어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신이 직접 풀어보지 않는 수학과외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설득을 당한 셈이고 투자를 했다.

물론 자식을 위해 돈을 아끼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무작정 투자는 의미가 없다. 정말 투자의 결과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해야 한다. 무조건 과외를 시킨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것을 통해 자녀들이 무엇을 얻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직접 가르치지 않더라도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서는 부모가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수능이 끝난 후 원점수에 실망한 후, 표준점수가 나오자 상황은 바뀌었다. 원점수가 객관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표준점수가 나오자 입시의 전략에 변화가 왔다. 서울의대 의예과에 1차 합격을 한 후 아내와 저는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에는 “불논(불꽃논술의 준말)을 하자!”였다. 둘째아들도 그것을 원했다. 그 과정의 이야기는 일반고이야기⑧에 적어 두었다. 논술을 위해 투자했다. 대치동의 학원에 등록하고, 가까운 호텔에 숙박을 했다. 식사는 가까운 식당에서 사먹도록 했다. 아내와 제가 계속 가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둘째는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론 제가 저녁에 서울에 갔다가 다음날 새벽에 내려오기도 했다.

사실 이 때 쓴 비용들은 투자라기 보다는 그간 애쓴 둘째에 대한 선물이었다. “그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보자!”하는 마음이 강했다. 물론 결과는 좋았다.

솔직히 초등학교때부터 많은 교육비를 쓰는 것은 저 개인적으로는 반대를 한다. 제가 국립대학교 교수로 있기 때문에 봉급이 뻔하다. 그런 이유로 과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능한 초등학교나 중학교 1,2학년까지는 많은 시간을 놀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오늘날 처럼 많은 아이들이 엄청나게 공부하는 경쟁사회에서 살면서 무작정 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의 능력이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막연하게 사교육으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사실 왜 자녀들을 과외시키는지 부모님들에게 묻고 싶다. 자녀가 어떤 상태인지,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렇게 하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자녀들의 가능성을 믿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그러나 막연하게 자녀에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분명한 근거가 있는 확신 말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 아이들이 다 다르고 부모의 환경도 다르다. 획일적인 정답은 없다. 다만, 너무 일찍 사교육에 노출시킴으로써 놓치는 것들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아이들이 중3, 고1때 이미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계속 밀어부친다고 아이들이 해낼 수는 없다. 부모로서 그것을 관찰하고 배려해주어야 한다. 부모로 사는 것이 참 어려운 세상이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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