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교육 ⑪ 과외는 필요악이다.

By | 2012년 11월 8일

“과외를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지 않고 과외를 시키는 일은 돈과 시간의 낭비이다. 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그 만큼 과외에 대하여 생각을 해 봤을테니 말이다. 제 이야기는 “과외를 해서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외를 왜?”라고 질문을 던졌다면 분명한 과외에 대한 목표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과외가 아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과외가 되어야 한다.

과외중 가장 나쁜 과외는 쪽집게 과외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점수를 올릴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아이의 자생력을 죽이고 만다. 이것은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알고 있는 부모들마저도 과외의 덫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이유는 딱하나이다. “불신”이다. 아이가 혼자서 해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외도 전략이 필요하다.

과외의 전략이란 바로 필요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다. 뭔가하고 있어야 안심이 된다는 이유로 과외를 하면 안된다. 과외는 정확하게 전략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즉 과외의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는 약간의 선행학습을 위해 인터넷강의를 선택했다. 학원에 오가는 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유리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강의는 최고의 강사들이 강의를 진행한다. 거기에 인터넷강의를 충분히 소화낼 수 있는 믿음과 또 학습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강의의 선택은 아내가 직접했다. 나는 결제만 했을 뿐이다. 인터넷강의에 대한 정보를 다른 사람으로 부터 듣지 않고 직접 인터넷을 뒤지며 샘플링 영상을 보고 선택했다. 과목의 범위를 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이 학원에 가질 않으니 경제적으로, 또 시간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았다. 물론 공부도, 게임도 모두 컴퓨터로 한다는 점은 마음에 많이 걸리는 부분이긴 하였지만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정한 일이었다.

상산고이야기와 일반고이야기에 적혀 있듯이 두 아들은 수학을 위해 학원을 다녔습니다. 수학문제를 하나 더 맞느냐? 틀리느냐?의 갈림길에서 선택한 것입니다. 그 학원은 원장이 거의 수업을 직접하지 않고 학생에게 문제를 풀어 오게 하고 어려운 문제만 질문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는데, 강의를 하는 강사라기 보다는 수학공부의 관리자의 역할을 해 주었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바로 “전략”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낸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서울에 인맥이 있는 강사로 부터 나오는 새로운 시험문제들이었다. 그리고 문제해결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생님이 풀어주는 방식의 과외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직접 본인이 풀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과외가 되어야 한다. 먹여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먹여주어야 할 정도의 상황이라면 과외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조금은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솔직히 과외비용은 저에겐 벅찬수준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 정도는 쉽게 생각할 수도 없지만, 내 마음속에서 많은 갈등을 겪고난 이후에 결정한 일이었다. ‘과연 이 돈을 들여서 과외를 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하는. 물론 결과적으로 두 아들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큰 아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었고(상산고 이야기에 적혀있다), 작은 아들에겐 수학을 좀 더 확실하게 해 두는 효과가 있었다. 물론 가능한 방학때에만 과외를 하였고 학기중에는 피하였다. 학기중에는 학교 공부도 해야 하고 스스로 짜놓은 계획표대로 공부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용적인 측면도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부터 과외를 하는 경우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내다볼 필요가 있다. 당장 몇점이 올라간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이 고3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과 필요에 따라서는 재수하는 시기까지도 에너지를 잃지 않고 스스로 공부를 해 낼 수 있는 에너지가 그때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많은 아이들이 중학교 3학년부터 지쳐 쓰러진다. 조금 늦으면 고1부터. 문제는 수능을 위해서는 고2부터는 스스로 공부해도 뒤쳐지 않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에너지는 초등학교때 얼마나 자유롭게 놀게 하느냐?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초등학교때 부터 훈련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님들도 있다. 나는 간혹 그런 생각을 한다. 올림픽 무대에서 정말 힘없이 무너져버리는 선수들에게서 너무 무리한 탓에 정작 올림픽 무대에서는 스스로 지쳐 쓰러져 버리는 경우들을 많이 본다. 365일을 쉬지 않고 훈련했다고 하는 선수들의 인터뷰는 결코 좋게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운동을 해 놓으니 올림픽이 다가오면 부상에 시달리고 만다.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서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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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언제 가장 힘을 쏟아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부모들을 꼭 해야한다.

그렇다면 꼭 학원에 보내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이다. 왜냐면 부모들이 아이의 학업상태를 평가하고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는 학원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문제를 학교 선생님들이 해주면 좋겠지만,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인식하는 것처럼 기대를 할 수 없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물론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되는데, 어디 쉬운 일인가?말이다. 이 부분은 단순하게 결론내릴 수 없는 부분이다. 너무나 많은 경우와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들이 아이들의 상태를 진단하고 학업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거기에 “우리 아이에게 기회를 준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확신도 일을 그르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학원은 늘 좋은 말만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이인데 집에서 너무 방치했다”라는 부모로서는 듣지 않아야 할 이야기를 함으로서 학원에 목을 매게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런 모든 상황들을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정말 힘든 일이다.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따라서 과외는 필요악이다. 이미 수백만이 사교육으로 먹고사는 큰 시장이 되었다. 이걸 건드릴 수 있는 정치인은 더더욱 없다. 바로 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전인교육을 외치는 방송 프로그램도 이 대세를 꺽을 수 없다. “당신이 우리 아이를 책임질 것이냐?”라고 사납게 달려드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에선 그 누구도 사교육의 폐해에 대하여 큰소리로 말하기 힘들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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