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교육 ⑦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By | 2012년 11월 6일

이 글을 쓰기전에 아내에게 다시금 확인했다.

“우리 아이들이 시험에서 올백 맞은 적이 있나요?”라고.

역시나 대답은 노!이다. 제 기억에도 분명히 없다. 올백이 없다는 것을 자랑할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올백을 맞은 적이 없어도 한번도 마음이 쓰이거나 상한 적은 없다. 초등학교 다닐 때 성적이 상위권에 있었으나 솔직히 올백을 원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6년 중 2년은 캐나다에서 보냈으니 실제론 한국에선 4년을 보낸 셈이다.

한번도 학군을 따진 적도 없다. 요즈음 전주도 학군을 따진다. 우리는 사는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보냈다. 고등학교도 결국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를 보낸 셈이다. 두 아들 모두 집에서 2km가 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학교들이었다.

초등학교야 그렇다치더라도 중학교에 다닐 때 아이들이 전교 1등을 바라지는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주변의 엄마들의 입이 정말 빨랐기 때문이다. “누구네 아들이 몇등했느니” “누구네 딸이 1등 했느니”하는 식의 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다녔다. 그 말에 한번도 흔들린 적은 없다. 있었다면 아이들을 다그쳤을테지만 그러지 않았으니까.

그러면 뭘 믿고 그렇게 여유를 부렸을까? 단순한 호기였을까? 결론부터 대답하자면 “아니다”이다. 여유를 부리지도 않았고 호기를 부리지도 않았다. 분명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두 아들 모두 조그만 중학교에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보면 전교 10등안에 있었다. 그러나 모의고사를 보면 성적이 매우 높았다. 그것을 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필요한 학습이 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자세히 쓸 예정이다.) 부모로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그정도 성적만으로도 큰아들은 상산고에 들어갔다. 물론 TEPS를 본 후에 영어특기로 들어갔다. 들어가게된 계기는 정말 말도 안되는 경우였다(그 이야기는 상산고이야기①에 적어 둔 바 있다). 둘째아들은 일반고를 선택했다(이 이야기는 일반고이야기①에 적혀있다). 지금도 의아한 것은 둘째아들이 연합고사(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험)에서 점수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던 점은 지금도 의문으로 남는다.

올백이야기를 굳이 꺼낸 이유가 있다. 주변에서 올백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저는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올백이면 전교 1등인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올백은 반에서 몇명씩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엔 올백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아무튼 올백을 맞으면 부모로서는 기쁜 일이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부모로서 어떤 아이들이 어떤 학습상태에 있고, 또 어떤 수준의 시험에서 올백을 맞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을 분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부모에게 있어야 한다. 수많은 올백의 자녀들이 왜 중학교에 가서… 또 고등학교에 가서 다 무너져버리고 마는 것인가?하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올백을 맞으면 당연히 축하해주고 보상해 주어야 한다. 부모도 기뻐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부모는 늘 냉정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 냉혹할 필요는 없지만 냉정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누구나 아이들이 똑똑하면 자랑하고 싶어한다. 저와 아내는 아이들을 누구에게 자랑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실제로 별로 자랑할 것은 없었다. “우리 아이들은 참 착해요”라고 하기도 그렇고. 물론 그것도 솔직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밖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어느 정도는 들을 수 있다.

간혹 그렇게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자신의 아이가 전교 1등이라고. 난 되묻는다. 계속 전교 1등인가요?라고. 어쩌다 한번 전교 1등을 했다고 자신의 자녀가 전교 1등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많다. 전교에서 2-3등해요라는 말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선 위험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 올백과 전교1등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 숫자와 말이 주는 유혹으로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가 전교 1등을 했다면 전국에서 몇등정도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고의 1등이 서울대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더욱이 중학교 전교 1등은 상당한 유혹과 자만에서 먼 미래를 못보게 하는 함정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고등학교의 상위권 학생들은 당연히 전국순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중학교 다니던 때에 학교 성적에는 관심이 없었고 모의고사의 성적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백보다, 전교1등 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학습 상태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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