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 서울에 머물렀다. 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인증평가”를 위한 현장방문평가를 위함이었다. 월요일에 도착해서 금요일까지 이어진 4박 5일의 일정이 내게는 힘든 시간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자체평가보고서(인증양식에 맞추어 학교측에서 제작한 보고서)를 보고 서면평가를 실시한 이후에 실제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확인하는 작업이 바로 “현장방문평가”이다.
숙소가 난방이 제대로 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내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장을 다녀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목요일부터 감기를 앓기 시작해서 금요일엔 콧물이 주룩주룩 흘려내렸다. 인두염과 함께 근육통이 동반되었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그렇게 감기와 함께 보냈다. 낮에는 교육담당별로 만나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때로는 교육환경을 직접 둘러보고, 때로는 비치된 자료를 뒤적이면서 낮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숙소로 돌아와 곯아떨어졌다.
며칠이 지난 오늘은 약간의 콧물과 코막힘, 간헐적으로 튀어나오는 재채기와 기침이 남아 있다. 미열과 근육통은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오늘은 가을비가 내려 단풍이 드는 나무를 더욱 촉촉하게 만들어낸다. 감기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의 느낌은 두달밖에 남지 않은 2013의 마무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걸어서 교회를 다녀오는 길인 주공3단지의 오솔길은 여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