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내가 샤워를 하는 동안 노크를 하고 들어간다. 왜냐면 양치질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집은 샤워부스가 따로 없고 옛날에 지어진 아파트처럼 욕조가 있는 구조이다. 여기에 커텐을 설치해서 건식화장실로 사용중이다(바닥에는 물기가 없는). 아무튼 양치질을 하기 위하여 들어가 보니 수건이 수건걸이에 새 수건이 없다. 수건장에는 수건이 쌓여있긴 하지만.
조용히 수건하나를 수건걸이에 걸어놓는다. 그냥 손닦는 수건은 수건걸이에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 샤워 후 몸을 닦을 수는 없다. 새 수건을 그렇게 걸어놓고 나오는 일은 원래 아내가 많이 한다. 오늘도 내가 샤워를 하려고 들어갔을 때는 이미 새 수건이 그렇게 놓여있다.
“따라쟁이! 수건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ㅋㅋㅋㅋ
우리 부부는 이렇게 따라쟁이가 되어가고 있다. 내가 많이 변하긴했다. 사람이 좀 되어가는가 싶다. 내가 아내의 많은 장점을 배우고 따라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집을 떠나 살기에 단 둘이서 사는 우리집은 따라쟁이만 두 명이 존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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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놓고 보니 예전에 “수건“이란 제목으로 쓴 글이 있네요.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