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며느리가 싫다고?

By | 2014년 5월 16일

잠자기전 잠깐 TV를 켜본다. 종편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공한 프로그램인 “웰컴두 시월드”를 한다. 오늘의 주제는 “많이 배운 며느리, 무시당하는 며느리”이다.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질 못해서 어떤 결론을 맺으며 끝냈는지 알 수 없으나, 몇몇 분야의 여성전문인까지 출현하여 똑똑한 며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이미 예상이 되어 15여분간만 보았다. 공교롭게도 지난 수요일에 강의를 가던 중 CBS라디오 “손숙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에서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다. 이야기하기에 좋은 소재이지만, 사람들이 극복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똑독한 며느리가 싫다”라는 표현은 “똑똑한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가르칠려고 하고, 아들이 상대적으로 월등해진다”에서 기인한다. 똑똑한 며느리를 선택했을 때는 나름대로 “전문직 여성답게 돈도 많이 벌고, 교양도 있고, 순주들도 똑똑한 놈들로 낳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살다보니 가장 중요한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불편함이 만들어지고, 점점 심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제삼자 입장에서 본다면, 문제가 생긴 똑똑한 여성은 고학력에 전문지식은 갖추었을지 몰라고, 지혜가 부족한 탓에 그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똑똑하다고 지혜가 뛰어나고 인격이 뛰어난 것이 아니다. 똑똑하다고 다 싸가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학력이 낮은 시부모라도, 아무리 무식하게 행동하는 시어머니라도,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을 인정해 주고, 그들이 삶에서 얻는 지혜를 존중하는 것이 좋은 며느리이다. 무식하게 보이는 그 시어머니도 시할머니에 비하여서는 더 많이 배웠을 것이다. 표현이 상스럽고 무지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것까지 감안하고 결혼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함께 사는 사람은 시부모가 아니라 남편이다.

좀 더 배울수록 겸손하고, 좀 더 배울수록 지혜롭게 행동하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진짜 똑똑한 여성이란 “지혜”와 “겸손”이 바탕이 된 그런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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