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 피드백 중지

By | 2014년 5월 29일

학생들에게 레포트를 냈다. 레포트에 대하여서 이미 “멍석을 깔아주어도…“라는 제목의 글을 쓴 바 있다. 어젯밤부터 학생들이 레포트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수요일 오후에 땡시에 이은 긴 실습시간으로 피곤했을 학생들이 늦은 밤 쉬지 못하고 레포트를 제출한 것이다. 그런 노력이 아름다워 보인다.

학생들의 노고에 교수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어젯밤 늦게 레포트에 대한 피드백을 시작했다. 나는 모든 학생들의 레포트에 대하여 각자에게 피드백을 해줄 생각이었다.

오늘 아침까지 그렇게 피드백을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오전 이후에 제출되는 레포트에서 이상한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해준대로 학생들이 레포트를 제출하고 있었다.

‘엥? 이게 뭐징?’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몇몇 학생들이 교수의 피드백 내용을 공유하면서 미제출 학생들이 “정답(?) 레포트”를 제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레포트 읽는 것을 중단했고, 피드백도 중단되었다. 내게 더 이상 메일로 레포트를 제출하는 일은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이 눈으로 관찰한 것이나, 손으로 만져보고 확인한 구조물에 대한 내용을 적으라는 나의 뜻은 결국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정답레포트”를 요구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피드백을 해준 교수인 나의 잘못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

멍석을 깔아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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