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있으면 타이페이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차이나항공 라운지안에 앉아 있다(대한항공 라운지가 따로 없어서 차이나항공 라운지를 공용한다). 의평원평가단장님 덕에 라운지에 들어왔다. 정작 라운지 사용 카드가 있을 때는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아니, 지금 사용중인 현대카드도 라운지 이용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닌 이런 곳에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사용을 하지 않았었다. 오늘 라운지를 처음 이용해 본다. 그냥 쉬기는 좋다. 전원 콘센트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고 먹을 것도 준비되어 있어 점심대신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 본다. 2시간 반가량 비행을 하겠지만 기내식이 나오기 때문에 이정도 먹으면 충분할 듯 하다.
이런 호사는 가끔 누릴 때 그 가치가 올라간다(언젠가 호사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호사가 당연히 되면 그 행복의 가치는 떨어진다. 라운지가 아닌 일반 대기석에서 기다리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다. 지나가는 사람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전원 콘센트 옆에 쪼그려 앉아서 햄버거를 먹으며 노트북을 충전하는 사람들, 흡연실을 자꾸 들락달락 하는 사람들, 바쁘게 움직이는 매장의 직원들, 조금은 여유롭게 가방을 끌고 가는 여자승무원들, 부모의 손을 잡고 수다를 떨며 걸어가는 아이들, 젊은 자녀부부를 따라 여행에 나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공항패션을 뽐내며 어깨동무를 하고 가는 젊은 연인들, 벤치에 앉아 계속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 벤치를 침대삼아 아예 드러누운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인간미가 흐른다.
라운지에서는 가끔 울려대는 휴대폰 소리와 크게 통화하는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조용하다. 젓가락이나 포크와 접시가 부딪히는 소리, 남은 접시를 치우는 직원의 카트소리와 접시위에 또 접시를 올리는 소리, 입구에서 안쪽으로 가방을 끌고 들어오는 소리,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는 소리, 책장을 넘기는 소리, 이런 소리속에 라운지 전체에 흐르는 연주음악이 섞여 있다.
여러가지 만두 종류와 함께 마신 코카콜라가 조금은 거북스럽다. 며칠동안의 바쁜 일정이 이제는 피곤함으로 다가온다. 아직도 앉기만 하면 종아리와 발은 저린다. 라운지 에어컨이 너무 시원해서 가방에서 긴 팔을 꺼내 입는다.
라운지에서 누리는 호사는 이렇다.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가다듬게 됩니다. 저 역시 모방된 욕망으로 중심이 흔들릴 때가 간혹 있는지라 ~~
한학기 마무리 시즌입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여행은 사람을 더 성숙하게 만드는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출장이었지만…
며칠동안의 떠남을 통해 다시금 제 자신을 돌아다 보게 됩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