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權威)”라는 글을 꼭 한번 쓰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되었다(오래전에 ‘권위와 품위‘라는 글을 쓴 적은 있다). 영어표현으로는 authority보다는 prestige가 더 적합해 보인다. 네이버 사전에서 그 뜻풀이를 가져온다.
1 .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 권위가 있다
- 권위가 서다
- 가장의 권위를 세우다
- 아버지의 권위가 말이 아니다.
- 전제 국가에서는 임금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2 .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 권위 있는 논문
- 권위가 실추되다
- 그분은 물리학 분야에서 권위가 있는 학자이다
이런 뜻의 권위가 우리 사회에서는 많이 왜곡되었다. 권위는 마치 권력을 가진 자나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자들이 휘두르는 횡포 정도로 이해하는 듯하다. 사회적 변화에 따른 말의 뜻의 변화인 셈이다. 즉 부정적 의미가 강한 단어가 되고 말았다는 뜻이다. 사회가 양분화와 서열화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뜻이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 권위적이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원래의 뜻으로 풀자면 “그 사람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영향력있는 사람이다”라고 해야 하지만, 오늘날의 표현으로는 “그 사람은 자신의 사회적 신분이 높거나 뭘 좀 안다거나 돈이 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말도 안통하고 자신의 생각대로만 하는 사람이다”라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회적 지위나 위치, 경제적 지위나 위치 등이 결국 그 사람이 갖는 사회적 권력의 남용에서 오는 사회적 병폐의 결과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듯 “권위”라는 단어가 왜곡됨으로서 정작 제대로 쓰여야 할 곳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그분은 물리학 분야에서 권위가 있는 학자이다’이라고 표현해야 맞는데 권위라는 단어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꺼지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표현 대신에 ‘그분은 물리학 분야에서 성공한 학자이다’라고 표현하고 만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뜻에서는 벗어나는 것이다. ‘그는 물지학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학회에서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학자이다”라는 표현이 되어야 하는데 ‘성공’이란 단어를 넣으면 ‘그는 물리학 분야에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이룬 학자이다’라고 그 뜻이 축소되고 마는 것이다.
권위라는 단어 뿐만 아니다. 사회가 변하면서 수많은 단어들의 뜻이 변하고 있다. 물론 이것을 언어의 “사회성”과 “역사성”으로 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어의 뜻의 변화는 역사성과 사회성을 갖는 것은 분명하지만, 좋은 뜻의 단어들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 사회가 건강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 같아 안타까워서 이렇게 적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권위의 뜻이 계속 부정적으로 표현된 후에 수십년이 지나면 과연 아래 글을 후손들은 어떻게 번역할까?
“전제 국가에서는 임금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진정한 권위는 자신만이 가진 아우라라고 생각합니다
‘권위적인 (권위를 부리는) 사람’은 싫지만
‘권위 있는 사람’은 좋습니다.
쪼잔하지 않고 자신있어 보이구요, 정말 짱 입니다.
특히 나이 좀 드신분 들 중에서.
>> 케이프타운에서
진정한 권위는 자신만의 아우라라고 생각 합니다.
‘권위적인 사람’은 싫구요, 그저 짜잔해 보입니다.
‘권위가 있는 사람’은 멋져 보입니다.
그런 어른과 함께 사는 동시대인들은 행복 하지 않을까요?
>> 케이프타운에서
댓글이 두개나 붙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ㅋ
“권위”라는 단어가 너무 부정적으로 비추는 사회가 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더 좋은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우리사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