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By | 2012년 7월 23일

아내는 매주 토요일 새벽에 서울가는 버스를 탄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그리고 토요일 오후 다시 그 가방에 빨래를 가득 넣고 다시 전주로 온다.
그리고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를 만나서 바로 광주로 향한다.
물론 차에는 광주에 가져갈 빨래들이 실려있다.

그리고 다시 전주로 온다.
저녁 9시반에서 10시 가량이 되어서야…
토요일 일정이 끝을 맺는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시간은 당연히 하루를 보내야 한다.
육체적인 피곤함도 감수해야 한다.

누군가 이야기한다.
“다 큰 애들인데 굳이 매주 갈 필요가 있냐?”고.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토요일 두 아들이 사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심히 산다.”라고.

서울가는 길에는 나이키 스포츠 가방에 빨래를 넣어간다.
수건이 서울에서 직접 빨기 때문에 티셔츠나 팬티와 같은 옷들이 들어 있다.
서울에 도착하면 일주일단 쌓인 수건을 세탁기에 돌리고…
나머지 옷들은 모두 교체를 한다.
그리고 방과 화장실을 청소해주고..
아들과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둘째가 좋아하는 삼겹살을 먹는다.
그리고 다시 그 가방을 메고…강남터머닐로 가고… 전주로 온다.
전주에는 남편인 내가 기다리고 있다.
처음엔 같이 다녔는데…
일단 비용도 만만치 않고… 난 벌써 50대가 되어…체력이 받쳐주질 않는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광주가는 길에 운전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광주에 사는 첫째의 집에 가기위한 짐들은..
이미 서울에 가기전에 새벽에 다 준비해놓는다.
나는 차에 싣고 터미널에서 아내를 픽업하고…
광주에 다녀오면 된다.

매주 이렇게 산다.

이렇게 매주 아들들이 사는 집에 가는 것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내와 나는 아이들에게 집착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해 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따로 떨어져 살기 때문에 해주어야 할 기본적인 일인 셈이다.

아들들이 자취생의 냄새가 풍기는 것을 싫어하는 부모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고 보면 될 듯 하다.

이런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거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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