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뉴스에 전기세의 누진세에 대한 보도가 많다. 이유는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세가 화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진세”이다. 전기사용의 누진세는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단위당 요금이 올라가는 누진과금적 구조의 세금제도를 말한다. 즉, 많이 사용할수록 더 많이 세금을 내게하는 제도로 전기의 사용량을 제한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여름처럼 무더운 여름이면 에어컨을 켜지 않고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시원하게 사는 것이 몸에 익숙해져버린 현대인들에게는 선풍기 바람이 시원함을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에어컨이 3대가 있다. 거실에는 에어컨이 없고, 세 개의 방에 각각 하나씩 있다. 에어컨을 돌리기에 너무 작은 방이지만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아들들이 각 방을 사용하던 때에 설치해 놓은 것이다. 각자 자기 방에 에어컨을 하나씩 설치했다. 더위를 느끼는 정도가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사용시간도 다르고, 또 각자 자기방을 독서실(?)로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였다. 당시에 주변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하냐?”고 묻곤 했다. 당시엔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런데 아들 둘이 모두 타지역에서 살게 되면서 이 에어컨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8월 중순에 나의 형제들이 우리 집에서 모이는데 그 때 거실에 에어컨이 없는 관계로 안방의 에어컨과 두 개의 작은 방에 있는 에어컨 석대를 모두 가동시킨다. 항상 8월 중순에 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올 여름 안방에 있는 에어컨을 3, 4일 정도 작동하였다. 너무 더워 열대야가 심했던 밤에 잠깐 사용해 보았다. 낮에 학교에 있을 떄도 에어컨에 노출되기 때문에 집에서는 에어컨을 켜고 싶지 않은 이유가 가장 컸다. 무더위가 처음 기승을 부릴 땐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지 못한 이유 때문에 켜지 않다가 그냥 지낼만 하길래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8월초에는 무더위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며칠간 사용한 것이다. 그것도 밤시간에 잠깐 사용하였다.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마다 전기세의 누진요금 이야기는 당분간 지속될 듯 하다. 정부는 현재의 가정용 전기의 누진세를 개정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갈수록 더위를 못견디는데, 누진세 때문에 에어컨의 플러그들을 뽑아 놓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