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다른 지역에 있는 의전원을 졸업하는 학생이다. 4년 전에 그 학교에 원서를 내고 내 연구실에 찾아 왔었다. 의전원 입시에서 면접 등을 물어보기 위함이었다. 감사하게도 그 해 합격을 했고, 학교를 잘 다녔다.
간혹 A의 부모님들은 나를 볼 때 마다 늘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했다. 특별히 해 준 것도 없는데, 늘 그렇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오늘 A가 전화가 왔다. 졸업하게 되어서 인사를 오겠다는 것이다.
나는 극구 말렸다. “전화를 준 것 만으로도 충분하고, 더우기 내가 그렇게 감사의 인사를 받아야 할 만큼 뭐 대단한 것을 해 준 것도 없다. 오히려 이렇게 감사의 전화를 하는 것으로도 고맙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찾아오지 말고 인턴을 들어가기 전에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 한통 만으로도 충분하고, 행복하고, 고마울 뿐이다. 사실 전화가 없어도 괜찮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기만 한다면 내게는 행복한 일이다. 더우기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면 기억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