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일째 오후,
한 때 관광명소였던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로 인해 관광객의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숙소에서 시내까지 걷기에는 멀었기 때문에 아내와 나는 버스를 타기로 했 다. 모텔에서 안내를 받아 우리는 오렌지색 버스를 타고 시내에 갔다. 우리로 말하자면 버스터미널인 “Bus Interchange”에서 내려서 “Re:Start Mall”로 갔다(정확하게는 “Re:Sart shipping Container Mall”이다).
이 곳은 지진 피해에서 재건하려는 크라이스트치치의 의지를 보여주는 곳이 다. 컨테이너박스들을 쌓아 만든 쇼핑몰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그리스 음식을 파는 “Dimitris Greek Food”이었고, 선택한 메뉴는 “Souvlaki(Chicken)”이었다. 나는 한 개만 사 서 나누어 먹는 줄 알았는데, 아내가 두 개를 주문을 했었나 보다. 엄청 큰 음 식을 천천히 먹는다고 했는데 그만 체하고 말았다. 여행지에서 음식을 극도 로 조심하는 내게 남섬의 시작은 이렇게 불편하게 시작하고 있었다.
이 Mall에서 가까이 있는 “Bridge of Remembrance”로 갔다. “추억의 다리” 라고 할 수 있는데,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가로지르는 “Avon River”에 있 는 38개의 다리 중 하나이다. 이 다리 입구에 아치형 구조물이 있다. 이제는 다리보다는 이 구조물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듯 하다.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철로 위로 전차 한 대가 다가온다. 이것이 말 로만 듣던 트램(tram)과 트램웨이(tramway)이다. 15불을 내면 대성당(The Anglican cathedral of ChristChurch) 주변 2.5km를 25분간을 한바퀴 도는 한 량의 전차이다. 전차를 보는 재미와 함께 Avon강가(강이라고 하기엔 규 모가 작다. 우리로 보면 개천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이다)를 거닐며 몇 개 의 다리를 보았다.
조금 발길을 돌리면 대성당이 보인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대성당 앞에는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걸려 있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모습이 대 비된다. 마음 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가득해진다. 복잡해진 머리이지만 발 길은 해글리공원(Hagley Park)을 향하고 있다. 해글리공원은 매우 크다. 큰 길이 중심을 지나기 때문에 남해글리와 북해글리로 나눈다.
특히 해글리공원의 동쪽 중간 위치에는 캔터베리 박물관(Canterbury Museum)이 있는데, 일정상 들르지 못했다. 박물관 옆 문으로 해글리공원으 로 들어갔다. 바로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을 보기 위함이었다. 이 가 든은 북해글리공원 남쪽에 위치한다. 나무와 꽃이 장관이다. 아직 꽃이 만발 하지 않았지만 미루어 짐작이 되는 순간이다.
북해글리를 떠나 길을 건너 남해글리공원에 있는 길을 걸어 숙소로 왔다. 갈 때는 버스를 탔지만 올 때는 공원안에 있는 길을 걸어왔다. 공원의 남서쪽 끝 근처에 숙소가 있기 때문이다. 오는 도중에 주유소 매점에서 콜라를 사서 마셨다. Re:Start Mall에서 먹으면서 체한 불편함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 었다.
시간적 여유가 적어 이 정도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크라이스트처치를 많이 누렸다고 생각한다. 사실 크라이스트처치에 온 이유는 TranzAlpine 열차를 타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오후 시간이 이렇게 주어지니 크라이스트처치의 일부를 볼 수 있어 감사한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