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익산까지 운전하고 가야 하는 아내를 위해 주차장에서 차를 가지고 와서 우리 동 앞에 세웠다. 이번주 부터는 혼자서 운전을 해 본다고 어제부터 직접 운전을 한다. 지난 주까지는 내가 시간이 되는대로 운전을 해주었다.
현재 아내의 관절의 불편함은
- Flexion and Extension of Knee Joint
- Flexion and Extension of Hip Joint
- Internal(medial) and External(lateral) Rotation of Hip Joint
이다. 이 동작이 안되면 의자나 변기에 앉고 일어서는 것이 불가능하고, 차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타려고 의자에 엉덩이를 먼저 밀어 넣고 다리를 끌어서 안으로 들이는 동작이 매우 힘들고 불편하다. 자동차에 그냥 타고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아무튼, 자동차 시동을 걸어서 아내가 기다리는 곳까지 가져다 줄 때면 늘 조심하는 것이 “아내의 키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키로 시동을 걸면 그대로 출발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일이 오늘 벌어지고 말았다. 아내가 출발한 직후에 내 차량 앞에서 열쇠가 없다는 것을 꺠달았다. 5동 앞에서 장체되고 있는 차량을 보고 달려 갔다. 그런데 차는 야속하게 출발해 버렸다. 물론 그 사이에 휴대폰으로 열심히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것은 예상했던 부분이다. 왜냐하면 아내는 휴대폰을 무조건 진동으로 설정해 놓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집에서도 진동으로만 해놓는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전화를 걸었는데, 역시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참을 가다가 내가 전화한 것을 발견했는지 내게 전화가 온다. 나는 이미 택시를 탔고, 아내도 실은 되돌아 올 수 없다. 왜냐하면 일찍 가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되돌아 올 수 없었다. 아내가 일찍 출근한 이유는 주차을 위함이다. 다리가 불편해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그것도 계단이나 오르막길이 없는 곳에 주차를 하고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아픈 다리에서 기인한 일이다.
아무튼 몇 년 만에 택시를 타고 출근해 본다. 택시를 타고 출근해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이다. 비가 갠 아침에 일어난 해프닝이다. 어젯밤 내린 비로 인해 온 세상은 참으로 깨끗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