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연구팀이 2016년에 발표한 한국인의 직업관 조사 결과는 2014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수도권에 사는 고교생과 대학 재학생, 일반 성인 12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44개 직업을 대상으로 국가·사회적 공헌도, 청렴도, 존경도, 준법성, 신뢰성 등 5개 부문에 걸쳐 점수(10점 만점)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1996년을 시작으로 2001, 2009년에 이어 이번이 2016년에 4번째 조사를 한 후 비교발표하였다.
밴쿠버와 캘거리에 기반을 둔 조사기업인 인사이트웨스트(Insights West)가 15일 발표한 2018년도 존경받는 직업(Respected Professionals)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관이 92%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를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과 캐나다 모두에서 “소방관”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1996년에 “의사”는 3위로 내려앉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는 일을 하는 직업(소방관, 의사, 간호사 등)과 가르치는 직업인 교사와 교수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직업군들이 정말 사회적 존경을 받고 있느냐?하는 것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미 2017년에 이와 관련되어 글을 쓰면서 직업에 따른 “사회적 책무성”을 이야기하였다[글보기]. 특히, 의사의 사회적 책무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오늘 아침에 이같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왜 목사는 상위권에서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하여 애쓰는 목사들이 여기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일까? 단순히 종교적 색채 때문에 미리 기피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 진짜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이 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다.
인하대의 연구결과를 보도하는 매체에 의하면(연구논문 자체를 확인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1996년에는 목사 17위(6.3점), 신부 23위(6.23점), 스님 33위(5.78점)였는데, 20년이 지난 2016년에는 목사 34위(6점), 신부 24위(6.31점), 스님 29위(6.19점)를 나타냈다고 한다. 종교인 중 유독 목사들의 존경도가 많이 떨어진 셈이다.
이 연구결과만 놓고 목사들이 어쨌느니, 저쨌느니 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교회가 이 단순한 수치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참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를 지키며 성도들을 믿음의 길로 이끄는 수많은 목회자들이 많다. 그런데 한국의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은 이미 “삶의 가치”를 추구하기 보다는 세속주의에 빠졌다고 판단된다.
과연 그들 속에 하나님이 계신가?라는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다. 10년 뒤인 2026년이나, 20년 뒤인 2036년에 다시 조사를 한다면 또다른 결과들을 보게 될 것 같다.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존경 정도가 그 직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목회자들은 다시금 되돌아 볼 계기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직업을 갖기 위해 준비해온 시간과 노력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한 급여를 받으면 일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교회들이다. 대형교회들이 헌금을 다른 곳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만 사용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들이다.
목회자는 존경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1996년에 1위였던 “의사”는 아직도 상위권에 있긴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존경받는 직업에서 맨 먼저 떠오르지 않는 직업이 되었다. 목회자의 경우는 존경과 먼 직업이 되고 있다는 것에 다시금 돌이켜 보자는 뜻으로 이렇게 적어둔다.
이 글을 쓰면서 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하나 보게 되었다. 2001년에 “아시아 교육 연구(Asian Journal of Education)” 2권 2호에 실린 “한국과 일본 대학생의 직업관에 대한 비교 연구(김홍규)”이다. 이 연구에서는 직업의 국가사회적 공헌도, 직업의 존경도, 직업의 청렴도 세가지에 대하여 43개의 직업에 대하여 묻고 있다.
목사의 경우, 국가사회적 공헌도는 30위(한국), 39위(일본)였다. 또한, 직업의 존경도에서는 15위(한국), 27위(일본)이었고, 직업의 청렴도는 9위(한국), 8위(일본)이었다. 이 연구에서 매우 흥미로운 것은 나의 관심사인 “의사”의 경우 직업의 존경도가 29위(한국), 1위(일본)이었다. 그나마 사회적 공헌도에서 의사는 8위(한국), 3위(일본)였고, 직업의 청렴도에서는 7위(한국), 31위(일본)이었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이다.
사실 이러한 연구조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직업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정말 그 직업이 갖는 고유의 “가치”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누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말이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