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9학년도 첫 강의를 한 후에, 오늘 아침에 일어나 문뜩 이런 주제가 떠올랐다. “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당연히 오래전에 비슷한 주제의 글을 써놓은 적이 있다.
아침을 먹고 그 글을 다시금 읽어본다. 지금의 내 생각이나 고뇌와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줄곧 생각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긴 하다. 다만, 내가 과연 그런 삶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내스스로에게 쉬지 않고 던져야 한다.
사실 나는 내게 주어진 수업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점에 대하여서는 내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분명히 내 삶에서 게으로고 나태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교육에서 만큼은 절대로 나태하거나 게을러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 개인적으로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도 있겠지만, 해부학이란 학문을 내가 그들보다 먼저 배웠고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선생”이다. 내가 이 세상에 먼저 나와서 먼저 배웠기 때문에 나중에 세상에 나온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뿐이다.
작년에는 매우 힘든 강의의 시간들이었다. Vertigo가 3,4월에 많이 나타났고, 수업 도중에도 계속 나타나서 매우 힘든 수업이 되었었다. 이번 3월초에도 vertigo가 연일 나타나는 바람에 조금은 긴장을 했지만, 어제 아침부터 수그러들었다.
강의를 듣는 학생이 무려 162명이나 된다. 강의실을 뒤쪽으로 확장한 탓에 맨 뒷줄의 학생이 너무 멀리 느껴진다. 물론 합동강당을 강의실로 바꾸었던 작년에는 더욱 좋지 못한 환경이었다. 왜냐하면 양쪽 폭도 매우 넓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강의실 폭은 좁아서 학생들이 한 눈에 들어와서 강의하기에 편하다. 나는 학생들이 내 눈에 들어와야 강의하기에 편하다.
어제 수업을 마치고 이 글을 적어두고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적어 둔다. 매년 첫 강의시간에 사진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데, 올해는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 시간에라도 사진을 좀 찍어 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