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내에 있는 “경기전”은 “전주 경기전 정전(全州 慶基殿 正殿)”을 이르는 말이다. 이 경기전에는 조선시대에 왕의 초상화를 모시는(?) 장소였다. 즉, 왕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전주경기전은 전주 한옥마을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어제 경기전을 찾은 것은 어진을 보기 위함이 아니었다. 경기전 내에 수많은 나무들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이 나무들이 잎사귀를 내면서 무성해지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나는 몇년 전에 한옥마을을 거의 매일 다녔다. 밤에 “걷기”를 위함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한 2년 정도 한옥마을을 거의 가질 못했다. 겸사겸사 한번 가보고 싶었다.
경기전은 입장료를 받는다. 1인당 2천원이다. 다만, 전주시민에게는 절반인 천원씩 받는다. 많은 외부의 관광객들은 한복 혹은 6,70년의 복장으로 한옥마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경기전 안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나도 그들 속에서 아이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 본다.
그리고 여러개의 문을 거쳐 “전주경기전”으로 향한다. 전주경기전에는 이성계의 초상화가 있다. 다른 왕들의 어진은 모두 경기전 뒷쪽에 위치한 “어진박물관”에 보관중이다(어진박물관은 따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
사실 나는 어진을 보기 위해 경기전을 찾지 않았다. 나무를 보고 싶은 것이다. 나무는 주로 경기전의 동쪽에 있는 마당에 큰 나무들이 많다. 경기전 동쪽으로 나있는 동문을 통해 정원으로 가면 많은 나무들을 볼 수 있다.
경기전 안에서 바라보는 “전동성당”은 참으로 아름답다. 조금 멀어서 화질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한옥담벼락 위로 보이는, 그리고 한옥의 지붕사이로 보이는 전동성당은 그 고풍스러움 때문인지 한옥에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