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1년 8월부터 2003년 8월까지 만 2년간 캐나다 노바스코샤(Nova Scotia)주의 주도인 “핼리팩스(Halifax)”에 있는 댈하우지대학(Dal Housie Univ.)에서 방문교수로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이전의 홈페이지였던 halifaxmail.com에 기록해 놓았는데, 지금은 그 자료는 모두 소실되었지만, 텍스트자료는 2018년에 책으로 묶어 두었다.
최근에 한 젊은 교수가 내게 질문을 했다.
“교수님, 두 아들이 핼리팩스에서의 2년의 삶이 지금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물어봐 주세요.”라고 말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족 단톡방에 질문을 올렸다. 작은 아들이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다. 두 아들의 답변을 정리하자면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는, 세계관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시기에 캐나다의 다문화사회(multicultural society)에서 살면서 가치관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 많이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단순하게 이렇게 표현하였지만, 이 부분에 대하여서는 참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2년의 짧은 시간 속에서 두 아들은 분명하게 세계관이 넓어졌고, 따라서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방향과 목적이 분명하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둘째는, 역시 영어습득이다. 캐나다나 미국에서 2년 정도 산다고 영어가 느는 것은 아니다. 나는 두 아들에게 영어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캐나다에 도착하였다. 일종의 실험이었다. 단순히 캐나다의 삶이 영어가 늘지 않는다. 현지에서도 귀국후에도 좀 더 체계적인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현지에서 배우는 영어는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문화를 배운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국에서 외국인 튜터를 통해 영어를 배울 수 있지만, 진정한 문화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아내에게도 의견을 들었다.
아내는 “아마도 그들의 삶을 통해 그들 내면에 있는 철학과 문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답을 하면서 몇마디를 덧붙인다. “그들은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일에만 집중한다. 타인을 간섭하지 않지만 배려하고, 많은 대화를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 삶이 참으로 좋았어요. 또한 화려하지는 않지만 작은 파티를 통해 서로의 삶의 나누는 모습이 매우 좋았어요. 덧붙이지만, 핼리팩스라는 작고 소박한 도시여서 오히려 많은 것을 얻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였다.
나는 어땠을까? 사실 2년 동안 매일 실험실에 나가서 실험하느라 바쁜 삶을 살았지만, 한국에서의 삶에 비하여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았고, 아메리카 대륙이라는 큰 땅에서 운전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더구나 운전자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적었던 것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무튼 이렇게 우리가족 네 명의 의견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제목을 “캐나다에서 2년의 삶이 준 영향”이라고 하지 않고 “캐나다에서 2년의 삶이 주는 영향”이라고 한 이유는 지금도 그 영향이 우리 가족의 삶에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