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염려스럽긴하다. 나의 SNS인 페이스북에서 페친들의 선거에 대한 포스팅을 보면 더욱 그렇다. 선거날이 다가올수록 그 정도는 점점 심해진다. 짐작하겠지만, 내 페친들은 의사, 교수, 목사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성향은 매우 다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것은 인정한다. 그래야만 한다. 정치적 성향이 너무 편향적이면 오히려 그게 더 문제가 아닐까? 그런데 그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그 선을 넘어가는데 있다. 반대쪽 사람들의 비난 정도가 이미 선을 넘어섰다는 이야기이다.
나라고 정치적 성향이 왜 없겠는가? 물론 정치에 관심이 없는 편이긴 하지만, 어려서 독재자의 지배하에서 자랐고, 성장하면서 민주화투쟁을 경험했다. 그 민주화를 열망하며 싸웠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염원하던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세상이 바뀌었느냐?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정치는 균형이다. 지금의 보수정당은 독재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정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다시 독재시대가 되는 것이 아니다. 민주화투쟁을 하던 사람들의 정당이 온전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지금의 정당의 큰 그림은 “진보”와 “보수”이지만, 실제로 그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다. 그럼에도 진보와 보수라고 칭하자. 그렇다면 정답은 보인다.
진보와 보수의 균형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스스로 이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에 대하여 계속 경험 중에 있다. 왜 그런 불균형이 생겼는지 대충은 짐작들을 하겠지만, 의회민주주의국가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진보와 보수의 균형이 계속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저 경제적으로 잘 먹고 잘 사는데 목표를 두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배고픔이 많이 해소되었다. 이제는 좀 더 차원높은 것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미래를 설계하고 그것을 향해 가는 그런 국가와 국민이 되어야 한다. 독재시대를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그 시절에 얽매여서도 안된다. 민주화투쟁의 숭고함은 기억해야겠지만, 그것이 정치적으로 계속 이용당하는 것도 옳지 않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리고 이번 선거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수표를 얻는 자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선거의 결과에 승복하고, 또 미래를 향해 함께 가야 할 것이다. 선거전에서 보여주었던 서로에 대한 비난과 혐오를 빨리 떨쳐버리자라는 뜻이다. 수많은 비난과 혐오의 포스팅들은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선거 이후에 다 지우고 있을 것인가? 좀 우습지 않나?)
선거도 중요하고, 국민의 선택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내게 중요한 것은 바로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을 잃지 않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나는 오래전에 “정치적 성향의 글에는 어떤 반응이나 댓글을 쓰지 않겠다.”고 이미 천명한 바 있다. 그것이 내가 친구들을 잃지 않을 최선(최상은 아닐지 몰라도)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선거의 결과에 관계없이 모두 하나가 되는 그런 커뮤니티를 꿈꾸어 본다.
페이스북에 링크를 걸려다가 그냥 놔둔다.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