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마다 땡!
종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분주하게 다음 테이블로 자리를 옮깁니다. 해부학 땡시나 조직학 땡시에서 같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사실 첫 땡시 경험 때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이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할만하니까.
해부학 땡시는 골학땡시 1회, 카데바 실습 땡시 3회가 있다. 그리고 조직학은 한번의 땡시를 치른다. 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땡시를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무슨 의미가 있느냐?”. “30초 동안 학생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냐?” 등이다. 그런데 사실 땡시 후에 학생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꼭 부정적이지 않다라는 것이다.
해부실습 땡시에 대한 해부학교수인 나의 관점
난 개인적으로 땡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시행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다른 평가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인체의 구조물을 직접 실습하고서 이를 평가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예전에는 OT, oral test를 하기도 했다. 120여명의 학생들을 일일히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방식이다. 나는 그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평가의 객관성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사실 학생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해부학 구조물을 실제 실습통해서 정확하게 확인하고, 이것을 누군가에서 설명을 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학업성취”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직접 설명을 할 수 있는 OT는 매우 중요한 평가이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학생수가 너무 많고, 또 교수별로 학생듫을 나누어서 하는 경우에는 표준화하는 부분이나 교수 개인에 따른 객관성결여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오랫동안 많은 방법들을 해왔지만, 결국 땡시라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평가하게 된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차선의 방법인 셈이다. 학생수가 50여명이라면, 매 실습 때마다 구두시험을 치를 수 있지만, 현재 우리대학의 실정상 힘들다. 물론, 전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습 도중에 실습과 관련되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으며 평가를 하고 있지만, 평가의 비율을 높게 산정하지 못한다.
땡시로 평가를 하고 있더라도 학생들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실습한 내용(자신이 직접 실습했던 무분이던지, 아니면 동료가 했던 부분이던지간에)에 대하여서는 분명하게 이해하고, 알고, 누군가에게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서 설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곧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대생의 교육을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어놓으신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더 실습에 집중해야 하고, 인체에 대하여 좀 더 많이 알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땡시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