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교수회의 때 어떤 교수가 안부를 묻는 나의 질문에 불쑥 “교수님, 좋은 곳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농담반진담반이지만, 그 교수가 말한 “좋은 곳”이란 곳을 금새 눈치챘다. 사실 그런 곳은 없다. 세상 어딜가도 좋은 곳, 즉 이상적인 곳은 없다.
나는 그 교수의 평소의 모습을 알기 때문에 그가 말한 “좋은 곳”이 어떤 곳인지를 안다. 그가 말한 좋은 곳이란, 좀 더 상식적인 곳, 좀 더 합리적인 곳, 좀 더 인간적인 곳을 말할 것이다. 그가 힘들다고 하는 것은 봉급의 많음과 적음도 아닐 것이고, 일의 힘듬이나 쉬움도 아닐 것이다. 사람사이에서 부대껴야 하는 어려움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의 직장스트레스는 업무의 스트레스보다는 사람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많을 것이다. 물론 내게 이야기한 교수가 우리대학을 떠나고 싶다거나, 실제 떠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잠시 내게 하소연한 것이다.
사람들이 보는 어떤 좋은 직장도 좋은 곳은 없다.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일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스트레스의 일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그렇다. 그것이 인생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