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학총론 수업을 마쳤다. 17시간 중 총론이 6시간이다. 적지 않은 시간이지만, 발생학 전체를 이해하는데는 매우 중요하다. 각론은 각 장기를 이미 해부학에서 배운 학생들에게는 좀 더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수정이후 변화하는 발생과정을 이해해야 하는 “총론”은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듯하다. 수업 중간이나, 쉬는 시간에 질문을 해보면 학생들이 구조물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이 구조물이 모태의 것인지, 배아의 것인지?’
전혀 구분을 하지 못하거나, 헷갈리는 듯하다.
내가 설명을 잘 못하는 것일까? 사실 내가 발생학을 배울 때에는 제대로 배우질 못했다. 발생학을 강의하는 교수가 원서를 그대로 읽기만 했다. 설명이란 없고, 오직 영문교과서를 콩글리쉬(?)로 읽기만 했다. 따라서 나는 교과서의 자료를 반복적으로 설명을 한다. 단순하게 용어만 툭 던지지 않는다. 꼼꼼하게 설명한다. 그런데 간혹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내가 볼 때에는 이런 문제의 배경에는 “주어진 것만 열심히 암기만 하는 학습의 습관”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발생학은 절대로 외우기만 하면 되지 않는다. 발생과정에서 나오는 새로운 용어는 당연히 외워야하지만, 발생과정은 스스로 머릿속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평면적 사진이라 그림자료를 3차원의 구조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각자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능력이 부족하면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노력없이 그저 “어려운 과목”이라고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는 뜻이다. 용어도 어려운데, 구조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과정이다. 그런 수업을 하는 중에 딴 생각을 하거나(교수자들은 다 안다.), 졸고 있는 학생들을 본다면 때론 가르치는 내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
아무튼 새로운 용어와 발생과정의 변화에 대한 개념을 테스트하는 문제를 출제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