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시험 결과

By | 2025년 10월 3일

다리(하지, lower limb) 시험결과가 나와서 학생들에게 알려주었다. 학생들은 실망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전에 치렀던 ‘해부학 총론’과 ‘상지(팔)’ 시험의 평균이 90점을 훌쩍 넘는, 변별력이 별로 없는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대표교수가 점수를 빨리 공개해주었으면 하는 의견을 계속 냈기 때문에 성적이 나오는대로 학생들에게 알려 주었다.

2025학년도 다리 시험 결과 성적 분포도

이 결과를 보고 학생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아니, 내게 감정들을 projection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단답형 시험에 대하여 공지했고, 또 스토리텔링식으로 출제한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새롭게 배우는 해부학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대충 아는 것은 의사로 살아가야할 의대생들이 해서는 안될 행동이라는 것에 대하여 분명하게 선을 그어주었었다.

출제자인 나로서는 이런 결과가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평균이 살짝 낮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좋은 분포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95점이 넘는 학생들의 숫자를 보면 단답형 주관식 시험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부학을 잘 하면 의대공부는 쉽다.”

‘해부학을 잘 한다’는 이야기는 첫째로, 평면적 설명인 교과서의 그림 속에서 인체의 입체적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는 의미이고, 둘째로 의학용어의 암기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두가지 능력이 있는 의대생이 해부학 이후에 배우는 의학공부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의대공부는 쉽지 않다. 이 두가지 능력이 부족하다면 그 만큼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대학에서 해부학을 배우는 시기는 의예과 2학년 2학기이다. 우리대학이 설정해 놓은 4 phase 중 2nd phase이다. 해부학을 배우고 나서 의학과 1학년 1학기에 조직학과 생리학, 그리고 발생학을 배우면서 인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히게 된다. 이런 순차적 지식의 강화는 임상의학을 배우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 역량이 된다.

따라서 앞으로 남아 있는 강의에 충실해야 하고, 실습을 통해 강의실에서 배웠던 평면적 인체구조를 사실적으로 학습하게 될 것이다. 힘든 시간들이겠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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