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함 vs 사나움

By | 2014년 4월 1일

어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어떤 부부가 길에서 건물쪽 계단으로 올라온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앞서가던 남자를 향해 여자가 폭언을 퍼붓는다. 바로 내 옆을 스치면서 말이다. 다시금 “사나운 아줌마”를 만난 것이다.

왜 한국의 아줌마들은 저렇게 사나울까?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기혼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직장일과 집안일, 육아와 아이들 교육까지 떠안아야 하는 여자들의 삶은 고달플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여자들은 강해지지 못하고 사나워지기 일쑤이다. 그렇게 싸나워진 여자들은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사회에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여자든지 남자든지 강하면 아름답고 멋지지만 사나우면 참 보기에 흉하다. 더구나 공공장소에서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듯이 (그래야만 남자가 더 창피해지고 자신의 화풀이가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것 자체는 추하기까지 하다. 그런 상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남자인 것이 분명하지만 공공장소에서의 그런 모습은 결코 합리화나 정당화될 수 없다.

강함과 사나움은 다르다. 강함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본성을 갖는다. 그러나 사나움은 다르다. 사나움은 밖으로 표출되는 강한 모습이지만 그 내면은 결고 강하지 못하다. 그저 악을 쓰고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어 이해는 되지만 좀 더 성숙한 모습들을 보여주면 좋겠다. 강함은 성숙함이고, 사나움은 미성숙함이다. 강함은 용기이고, 사나움은 비겁함이다. 강함은 문제를 해결하지만, 사나움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좀 더 성숙된 어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4 thoughts on “강함 vs 사나움

  1. 권여사

    교수님~
    새로운 학기 시작… 정신없이 보내셨으리라
    생각했는데…이리 좋은 글들을 건네 주시고
    계셨네요? ㅎㅎㅎ

    휘어질 줄 아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다시 한번 맘 한켠에 새기고 갑니다~
    행복한 봄날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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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안녕하세요. 권여사님…아니 선생님…

      잘 지내시죠?
      학기가 시작되어서 바쁘긴 하지만…
      늘 삶의 시간들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시간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더 커집니다.

      꼭 뵐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해 봅니다.

      권여사님도…
      학생들…과 함께 행복한 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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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ishon

    교수님의 글은 깊이가 있어 좋습니다.

    가정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깊은 대화로 관계를 맺고
    지정의 균형을 이루어 가는 교수님의 삶이
    너무도 편안하고,
    그저,
    저또한 닮고 싶습니다.

    벗꽃들이 휘날리는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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