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학생 사이에는 벽이 존재한다.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벽도 있지만, 세대차이에 따른 벽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들과 가능한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학생들과의 대화가 가장 쉬운 것은 밥을 먹는 것이다. 그렇다고 세대차이로 생기는 벽을 허물 수는 없다. 단지 그 세대를 이해하는 노력이다. 우리 세대를 이해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내 입장에서 다음 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기 위한 노력이다.
오늘은 우석대 작업치료학과 강의가 끝나고 세 명의 학생과 식사를 했다. 강의동에서 가까이 있는 분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제육덮밥이 맵긴 했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식사후에는 본관건물(호남고속도를 달리면 높이 보이는 바로 그 건물) 1층에 있는 커피숍(Grazie)에서 블르베리 스무디를 주문했다. 제육덮밥으로 매운 입안이 달달한 스무디로 중화(?)를 시켰다.
오늘 식사를 함께 한 학생들은 이번 중간고사에서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다. 나는 간혹 그렇게 한다. 시험을 잘 보았거나, 수업시간에 대답을 잘 했거나, 아니면 앞자리에 착실하게 앉아서 수업을 받으면 밥을 산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학생들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학생들과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사실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신경해부학은 수업목표와 방향설정을 잘 해야 한다. 중간고사를 보면서 ‘내가 방향설정을 잘못했나?’라는 생각을 계속 가졌기 때문에 학생들과의 대화가 필요한 셈이었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정도 해답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수업적 측면 이외에 세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 학생들과의 만남이다.
의전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도학생들과이 만남 이외에도 학생들과 자주 만나려는 노력을 한다. 이런 노력은 때론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곱지 않은 시각(이것도 좀 우습긴 한데, 다 자신들의 입장에 판단하는)도 존재한다. 그런 이유로 한동안 학생들을 만나지 않았다. 그런 시간을 거친 후 내린 결론은 교수는 계속 학생들과의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판단이다. 사실 돈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다음세대를 이해하는 작은 노력일 뿐이다. 왜냐면 이땅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다음세대이기 때문이다.
좋은 부모 밑에 좋은 자녀
좋은 스승 아래 좋은 제자가 있습니다.
소신 있는 교수님의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어젠 스승의 날 이었죠?
기억되는 스승으로 남으실 것 입니다.
>> 케이프타운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날이지만…
사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입장에선…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돈 걷어서 모든 교수들에게 꽃다발을 하는…
이상한 전통(?)은 하지 말자는 것이 저의 의도입니다.
그저 문자 한통이 더 감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선 전 계속 똥고집을 피울겁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