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서 최근 10년 동안 있었던 일들 중 몇 몇 일들을 잃어버렸다. 잊어버렸다는 표현보다는 잃어버렸다는 표현이 내게는 더 적절한 듯 하며, 이렇게 잃어버린 기억들이 조금은 있다. 이것이 2년 전 발병한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과 관련이 없을 듯 한데, 문제는 메니에르의 시작과 일치를 하고 있어서 의학적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최근 국정농단과 맞물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의 행적”에 대한 보도가 지난 한달 동안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 와중에 나는 이런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세월호 당시에 뭘 했지?’라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 도대체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나는 모른척 했다는 말인가?’라는 생각 때문에 한동안 자괴감이 빠져 있었다. 어렴풋이 TV 뉴스에서 구조하는 장면도 생각이 나는데, 도대체 나는 무엇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내 블로그에서 “세월호”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 보니 글이 몇 개 나온다. 그 글을 읽어보니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잊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잊어야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기억을 되살리는 일은 때론 고통을 가져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