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디오 인터페이스라는 제목의 글을 써놓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이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무엇인지 알까?’라고 말이다. 따라서 오전 시간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좀 정리해 보기로 했다.
네이버의 쇼핑용어사전에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며, 외부로 출력 하는 녹음용 장비입니다. 음악 감상용으로 사용되는 DAC 제품과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DAC는 디지털 → 아날로그 신호 변환 기능밖에 없으나 오디오인터페이스는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가지고 있어 음악 작곡, 악기 연주 녹음용 등 활용의 폭이 넓다. “라고 되어 있다. 이렇게 쓰여있어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엔 뭔가 더 설명히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혹시 사운드카드를 아십니까?”라고 말이다. 컴퓨터가 제대로 도입되기 시작한 80년대 말부터 사운드카드는 컴퓨터를 살 때 꼭 선택해야 하는 품목이었고,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했었다. 요즈음 개념으로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외장형 사운드카드라고 표현하면 맞다.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다. 잠시 그림으로 설명을 해보자.
원래 녹음을 하려면 마이크과 녹음기가 있으면 되었다. 말 그대로 아날로그(analogue) 방식의 녹음과정이다. 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녹음을 하는 장치에 컴퓨터가 들어오게 되었다. 문제는 아날로그 마이크에 소리가 들어가는데, 컴퓨터는 디지털(digital) 방식이니 서로 맞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연결해 줄 무엇인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오디오 인터페이스, 즉 사운드카드였던 것이다. 즉,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주는 변환기(converter)가 바로 사운드카드이다. 이것을 AD converter라고 한다. 반대로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어 주는 DA converter도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이 두가지 컨버터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사운드카드 또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것이다.
사운드카드는 처음엔 컴퓨터 안에 슬롯에 꼽도록 되어 있었으나 외부기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USB나 Firewire와 같은 입출력단자들이 나오면서 외장형으로 나오게 되었다. 굳이 컴퓨터 보드에 있는 슬롯에 꼽지 않아도 충분한 속도가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장형 사운드카드 대신에 외장형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급속도로 출시하게 된 것이다.
사실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그 목적에 맞는 성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오디오인터페이스의 가격은 수백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저가형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많이 출시되면서 집이나 밖에서 컴퓨터 기반의 녹음이 용이해졌다.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는 수채널, 또는 더 많은 채널의 동시 녹음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일반인들의 녹음은 그리 많은 채널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만으로도 충분히 녹음이 가능한 시대이다.
저가형이라고 표현은 사실 적합하지 않다. 목적에 맞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이다 보니 개인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사양으로 구성된 오디오 인터페이스이다. 물론 고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기기에 들어있는 부품들이 비싼 것을 사용한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중요한 부품은 다음과 같다.
- 프리앰프 : 마이크의 소리를 적당한 크기로 증폭해 주는 장치. 얼마나 소리를 부드럽게 혹은 단단하게 증폭해주냐에 따라 가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 AD (anaalogue to digital) converter : 아날로그의 소리를 디지털로 변환시켜주는 장치이다. 녹음에서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아날로그의 소리를 손상없이 디지털로 변환해야 하기 떄문이다.
- DA (digital to anaalogue) converter : 컴퓨터안에 있는 디지털 데이타(녹음된 소리)를 아날로그로 변환시켜주는 장치이다.이것도 마찬가지로 디지털의 소리를 손상없이 아날로그로 변환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 입출력 단자 : 입출력단자의 종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컴퓨터 간의 데이터가 오가는 속도를 좌우한다. 전에 글에도 잠깐 소개를 했지만 여기에도 한번 올려본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USB 2.0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Apple이 밀고 있는 Thunderbolt는 그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를 보여준다. 현재 나와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대부분은 USB 방식이다. 한때는 USB 보다 속도가 빠른 Firewire가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냥 이전 컴퓨터에 있는 경우만 사용이 가능할 뿐이다. 앞으로는 USB 3.1이나 Thunderbolt 제품들도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프리앰프나 입출력단자, 컨버터 등도 중요하지만, 기기의 디자인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볼륨 노브(knob)와 입출력연결단자의 위치, 헤드폰출력단자,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인 큰 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Apple의 맥북이나 아이맥에서 더 예쁜 소리가 나올 것 같은 느낌과 비슷하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이번에 Audient의 iD4를 구입했다. 가격도 나쁘지 않고, 리뷰를 보니 성능도 적당해 보인다. 집에서 간단히 녹음을 하더라도 실은 만만치 않다. 요즈음은 이런 것을 한방에 해결하는 USB 마이크들도 비교적 저렴하게 나와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Apogee의 Mic 96K나 MXL-Studio의 One Red Dot USB와 같은 제품들이 있다. 이 제품들은 USB케이블로 연결만 하면 바로 녹음이 가능하다.
이런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나오기 전에 컴퓨터 보드에 있는 슬롯에 끼워서 사용하는 고가의 사운드카드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DSP2416이었다. 당시에 워낙 고가의 사운드카드였기 때문에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이런 사운드카드를 설치하려고 메인보드도 비싼 것을 사용해야 했다. 이런 역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수많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나와 있는 셈이다.
요즘은 조금만 둘러보면 놀것들(?)이 널려 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