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동차를 운전한지 30년 넘게 창문을 잘 내리지 않았다. 1년에 창문을 내리는 일이 한두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전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계산을 할 때나 열곤 했었다. 지금은 그럴 일도 없다. 주유소에서 직원에게 키만 건내주는 법이 없으니 창문을 내릴 일이라곤 운전 중에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 차량운전자에게 그것을 알려줄 때 말고는 거의 내릴 일이 없었다.
아마도 창문을 내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냄새” 때문이었다. 자동차의 ‘매연’ 뿐만 아니라 ‘담배 냄새’가 매우 싫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냄새는 나로 하여금 운전 중 창문을 늘 닫게 만들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창문을 잘 내린다. 자동차 매연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창문을 내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냄새를 잘 못맡게 되었다.”라는 것이다. 2년 전부터 개코(?)였던 내가 냄새를 잘 못맡고 있다는 것이다.
창문을 내리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는 “바람소리” 때문이다. 사실 바람소리는 운전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어떤 상황에서 대하여 대처도 늦게 만든다. 창문을 적게 열든지, 모두 내리든지 간에 바람소리는 내게 있어서는 운전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창문을 잘 열지 않았다. 그런데 요즈음 달라졌다.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에 따르는 결과이지만, 내게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동시에 발생하게 된 것이다. 말그대로 무감각해서져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생기는 것이다. 냄새에 대하여 둔해지면서 창문을 여는 것이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다만, 아직도 창문을 통해 바람소리가 세게 들어오는 것은 운전의 방해요소가 된다.
그러나 두 가지 중 하나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 예전보다 문을 자주 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즈음 같은 봄날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와 비슷한 이유로 요즈음엔 간혹 선루프를 열기도 한다. 참으로 많이 달라진 나의 자동차생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