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醫師)와 목사(牧師)

By | 2022년 2월 13일

주일 오후이다. 오후에 대전을 다녀오면서 운전 중 번뜩 두 단어가 떠올랐다. “의사”와 “목사”란 두 단어가 말이다.

목사(牧師)는 “개신교 성직자의 하나.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교회나 교구의 관리 및 신자의 영적 생활을 지도하는 성직자(聖職者).”라고 정의한다. 목사는 한 때 존경받는 직업이었다. 그런데 작금의 목사란 칭호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그냥 직업 중 하나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왜 그러는걸까? 시대가 변하니 목사의 사회적 위치나 재정상태가 변해서 그러는 걸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어렵고 힘든 사회에서도, 부유하고 풍요로운 사회에서도 목사는 목사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목사가 목사답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빈약한 신학적 바탕

목사들의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신학적 지식이 약하니, 믿음은 둘째치고라도 하나님이 누구시며 어떤 분인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된다고 본다. 기독교 신학을 모르니 당연히 무당이 되거나 이단이 되거나 사기꾼이 되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신학적 문제는 단순히 지적인 신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신과 인간,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삶에 대한 고뇌가 없는 것을 포함한다.

물론 수많은 목사들이 목사다운 삶을 살려고 발버둥친다. 그것이 한 개인의 인생이기도 하고, 목회자로서 성숙된 자세이기도 하다. 다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찌되었는지(외형적으로) 사람들에게 비추어지고 주목을 받는 것은 대형교회들이라고 보기 때문에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개신교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달라진다. 따라서 대형교회 목사들의 신학적 배경이 빈약하면 교회는 세상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만다.

문제는 단순히 세상의 조롱거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영혼을 잘못된 길로 끌고가거나 파멸시킨다. 즉, 영적 죽음으로 내몬다는 것이다.

돌팔이의 탄생

실력을 갖추지 못한 형편없는 의사(醫師)를 조롱할 때 “돌팔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돌팔이라는 말은 의사를 향한 가장 큰 욕이다. 돌팔이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출처 : 네이버 사전).

  • 떠돌아다니며 기술, 물건 따위를 팔며 사는 사람.
  • 제대로 된 자격이나 실력이 없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즉, 돌팔이라고 표현하는 전문적인 의료를 해야 하는 의사가 의료를 하기에 필요한 자격이나 실력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단순히 손기술이 부족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것은 “의학”이라는 학문의 지식이 얕거나 협소적일 때 비아냥거림이다.

의과대학에서 의학의 모든 분야를 배워야 하는 이유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과정을 거친 후 각 과의 전문의가 양성된다. 그 전에 의사면허증을 따기위해서는 모든 과목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의사국가고사는 모든 임상과목의 문제가 출제된다. 자신이 나중에 피부과를 생각하고 있더라도,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을 비롯하며 모든 과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즉, 모든 의학분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만 비로서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의사가 되기 위해서 모든 분야를 다 배워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의학적인 측면에서 인간을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인식하는데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부과적인 문제를 가지고 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에도 그 문제가 단순히 피부과적인 문제가 아니라 내과적 문제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증상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 개념에서 환자를 총제적으로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돌팔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돌팔이의 시작은 바로 “빈약한 의학”에서 비롯한다.

단순히 “의사면허증이 있느냐?”라든가, “전문의자격증이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환자를 총제적으로 이해하고, 질병을 이해하고, 나아가 환자의 치료에 포괄적인 의학적 지식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느냐?하는 것이다.

의학적 지식이 빈약한 의사가 돌팔이가 될 수 밖에 없듯이, 신학적 지식이 빈약한 목사는 삯꾼이니 사기꾼이 된다. 둘 다 인간을 파멸시키는 존재가 된다. 따라서 의사나 목사는 그 만큼 노력을 해야 한다. 단순히 자격증을 갖추었느냐를 떠나 자신이 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 부단히 노력의 노력을 해야 한다.

더구나 의학의 발전속도는 매우 빠르다. 꾸준히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잔소리를 한번쯤 해야 할 것 같아서 포스팅해둔다. 의사나 목사의 뒤에 붙은 “사”는 모두 “師”(스승 사)이다. 제대로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그저 잔재주나 부린다면, 醫師나 牧師가 아닌 醫士나 牧士가 되고 말 것이다. 의료기술자나, 목회기술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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