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갚는다’의 뜻인 “보은(報恩)”이 주는 느낌은 따뜻하다. 이 단어를 볼 때 마다 ‘내가 잊고 있는, 갚아야 할 은혜는 없는가?’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은혜속에서 살아간다.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그들을 통해서 많은 은혜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나는 그 은혜들을 잊고 살고 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그렇게 받은 은혜를 또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속에서 그 은혜를 나누고 살고 있지 않느냐?”고 말이다. 물론 그런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갚아야 할, 내가 감사해야 할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은혜들을 잊고 있는 자신을 볼 때마다 어리석은 내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은 수많은 사람들이 할 것이다. 우리선조들도 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받은 은혜가 크던지 작던지 간에 머리를 하늘로 둔 인간이라면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은혜를 잊지 않은 사람은 그 만큼 겸손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서로 화평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은혜를 잊지 않는 삶의 자세는 결코 교만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받은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내게 은혜를 끼친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소망하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받은 은혜 중 으뜸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나를 대신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