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2] 똥바아저씨

내가 살았던 마을은 장언리이지만, 둔전리와 붙어 있어서 사실상 한 마을이나 다름이 없었다. 행정구역상 나뉘어져 있을 뿐 좁은 길 하나를 두고 마을이 갈라져 있었는데, 장언리의 집들 중 절반은 둔전리 안으로 파고 들어 있는 형태였기 때문에 두 마을은 그냥 하나의 마을로 인식하고 있었다. 둔전리에서도 산쪽으로, 그러니까 마을의 윗쪽에 가면 흙으로 지어진 작은 초가집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똥바아저씨와 그의 가족들이 살고… Read More »

전주한옥마을

전주에 살게 된지 어느덧 19년째이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들이다. 그런데 한번도 제대로 한옥마을을 돌아다보질 못했었다. 지난 봄에 아내와 처음으로 한옥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은 외부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잠시 들은 적은 있었지만, 한옥마을을 구석구석 보긴 그 때가 처음이었다. 추석날인 어제 저녁에 작은 아들과 함께 돌아다녔다. 수많은 인파들은 chaos를 만들어냈고, 이미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한옥마을의 길거리는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Read More »

추석명절의 뒷끝

오늘 네이버 첫화면 광고에 “도미노피자”가 사고를 쳤다. 광고카피가 이렇다. “시월드 탈출기념, 하루라도 편하게“라고 말이다. 광고는 오래가지 않고 바로 내려서 많은 분들이 보질 못했겠지만, 벌써 캡쳐된 화면이 각종 카페에 올라오고 있다. 또 며느리 블로거들도 앞다투어 시월드탈출기(?)를 올려놓는다. 아이들의 사진을 첫화면에 걸어둔 블로거들의 시월드탈출기는 “자식”과 “부모”가 서로 대비되어 왠지 씁쓸함을 가져온다. 한국의 며느리들이 고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여자로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Read More »

[어릴 적에. 1] 병식이의 도둑질

병식(가명)이는 나보다 두 살이 많은 동네 형이다(편이상 형이라 호칭하지 않는다). 우리집에서 한집을 건너뛰면 병식이네 집이다. 병식이는 대가족이 산다. 아들이 많았던 병식이네는 병식이가 막내 아들이다. 동년배에 비하여 키와 덩치가 컸던 병식이는 동네에서 대장노릇을 많이 했다. 어느날 병식이는 동네아이들을 5-6명 불러냈다. 그리고 우리집 앞에 있었던 가게에서 라면을 시켜서 먹었다. 매일 오후가 되면 몇몇 아이들을 불러내서 라면을 사곤했다. 며칠이 지나자 동네에… Read More »

[어릴 적에] 추억 시리즈를 시작하며

나도 늙었나 보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몇편의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을 해 본다. 모든 이야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이야기이다. 아래글의 제목들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또한 글 순서도 내가 쓰고 싶은대로 바뀔 수도 있다. 다만, 어릴 때의 추억들을 한번쯤 적어놓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적어두는 것이다. 저 자신을 위한 기록이라고 봐야 한다. 더우기 이 모든 것들은… Read More »

5일간의 원광의대 강의를 마치며

몇주전 갑자기 연락이 와서 맡게 된 원광의대 의예과 소화계통과 내분비계통의 강의, 그 강의의 많은 부분을 마쳤다. 소화계통 6회(2시간 x 6회 = 12시간) 중 5회를 마쳤고, 내분비계통 3회(2시간x3회) 중 1회를 마쳤다.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의 강의만 마치면 된다. 다행히도 전북대 강의와 겹치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다. 원광의대의 교육과정은 통합교육방식이다. 학습목표집에 따라 강의안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미리 보냈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었다. 강의가 시작되었다.… Read More »

자존감과 통찰력의 균형(Balance between self-esteem and insight)

우리사회에서 “자존감(자아존중감, self-esteem)”이란 단어가 출현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물론 그 전에도 자존감의 개념은 우리사회에 뿌리 박혀 있었다. “기죽지 마라”가 바로 그것이다. 자존감에 대한 정의는 다른 글에 써놓은 바 있다[글보기].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존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긴 하다. 그렇다고 자존감만 커졌다고 아이가 행복해지거나 능력이 뛰어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능력감이나 자기행복감이 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특성과 능력,… Read More »

꿈과 실현

누구나 꿈이 있습니다. 누구나 원하는 것이 있고,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꿈이 작은 것이던지, 큰 것이던지, 간절한 것이던지, 아닌지 간에 말입니다. 때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을 마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좌절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꿈을 갖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더욱 가치있게 만들 수 있는 동기도 마련해 줍니다. 저와 아내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얼마전 아내가 그런… Read More »

스마트폰에서 벗어나자!

오래 전에 캐나다에 살 때의 일이다. 잠시 미국에 갈 있이 있었는데, 미국에 유학온 한 한국인 학생이 계속 이어폰을 끼고 음악만 듣는 것을 보았다. 고등학생이 되어 유학을 오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영어도 안되고, 대화도 안되니 타인과의 담을 쌓는 수단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던 셈이다. 결코 음악을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의 아이는 아니었다. 요즈음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에는 두 눈도 거기에… Read More »

광복절,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광복절(光復節)은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이 연합군에 패하여 항복하게 되어 한반도가 일제의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광복(光復)은 문자 그대로는 “빛을 되찾음”을 의미하고 국권을 되찾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오늘은 69주년 광복절이다. 금요일이 광복절인 관계로 연휴가 되었고, 고속도로는 차들로 붐비고 있다. 마침 교황의 방한으로 인한(행사장소가 대전에 있는 관계로) 복잡함도 있긴 하지만 역시 연휴와 막판 여름휴가철이 겹쳐서 그렇게…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