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절 아침이 조용하다. 밤새 살짝 내린 눈은 자동차의 지붕과 응달진 곳에만 뿌려져 있다. 모악산 정상 위로 구름이 두껍게 깔려있다. 동쪽으로는 겨울 일출의 하늘 모습을 보여준다. 앞동에서는 쉬는 날 이사하는지 이삿짐 트럭 한대가 열심히 움직인다. 그런데 자동차들이 빠지지 않아서 이삿짐 직원들이 애를 먹는 듯하다.
이럴 땐 재빠르게 주차된 자동차를 옮겨주는 것이 이웃사랑이지 않을까? 이웃사랑이 별 것 있나? 사소한 것 하나에서 이웃사랑이 실천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저 이벤트성으로 야단법석을 떨어야 이웃사랑으로 착각하는 듯하다.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면 진영싸움의 느낌이다. 불법과 거짓에 대하여서는 “공의”와 “정의”에 입각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진영싸움으로 보인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일제치하의 시대를 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거짓으로 사는 사람이 사회의 높은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 권력과 탐욕이 있는 사람은 사회적 지위를 갖게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그것을 눈감는다.
공의가 무너져버린 사회, 무슨 희망이 있을까?
성탄절 아침에 계속하여 “공의”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내 자신을 돌아다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