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이 오셔야죠”

By | 2021년 12월 17일

“장로님이 오셔야죠”

이렇게들 말한다. 진심일까? 정말 바울교회에서는 김형태장로가 필요한 것일까?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내 자신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들도 다 알지 않느냐? 한 개인이 있어야 교회가 개혁되고, 그렇지 않으면 개혁이 안되는가? 어떤 특정인이 있어서 개혁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이미 “글렀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냐고? 그냥 한번 해본 소리인데?”라고 말할 수 있다.

요즈음 만나는 교인들이 나에게 “장로님, 언제 오세요”라든가, “장로님이 오셔야죠”라는 표현이 쓴다. 2년전에 교회개혁을 시도했던 여러 장로들은 현재 교회를 떠나 있다. 아예 다른 교회로 옮겼던지, 단지 장로휴무를 신청 후 잠적(!)한 분들이다. 이제 2년의 시간이 지나 그 분들의 복귀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그 들 중 한명 내 자신이니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내 거취를 떠보는(?) 경우도 있다. 최근들어 부쩍.

아무튼 이런 표현을 하는 분들의 생각에는 몇가지가 전제되어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현재 바울교회는 문제를 안고 있다.”이다. 문제가 있으니 개혁이 필요한 것이고, 개혁의 주체가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는 “지금 있는 구성원으로는 개혁이 안된다.”라는 전제도 있다. 지금의 구성원들이 문제점을 몰라서 개혁이 안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어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지금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바울교회가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왜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것을 개혁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누군가 나서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코로나로 인해 성도의 숫자가 줄고 따라서 예산이 대폭 줄어든 바울교회가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수년간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다. 성도들의 숫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따라서 헌금액수도 커졌다. 정신없이(?) 돈을 써대던 시절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지금의 상태가 되었다.

화려한 과거는 잊어야..

예전에도 그랬지만 바울교회는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가 없다. 교육부 현장에 가보면 안다. 열악하다. 그나마 교사들의 헌신으로 버티고 있지만, 지금의 교육부 모습을 본다면 바울교회의 미래는 없다. (헌금을 많이 하는) 어른들의 예배공간은 화려하다. 실내 인테리어와 음향, 영상, 조명, 그리고 오케스트라까지 갖출 것은 모두 갖추었다. 그런데 교육부의 환경을 본다면, 어떤 부모가 자녀를 바울교회 교육부에 보내겠는가? 이 말은 아마도 20년 전부터 해왔던 말이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다른 교회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가 없는 바울교회는 결국 미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예배 열심히 드리고, 헌금 열심히 하면 구원받는다.”라는 샤마니즘적 종교관을 버려야 한다. 종교의 자유가 있으니 개인이 어떻게 하든지 무슨 상관인가? 하고 싶으면 해라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교회에서의 그러한 종교적 열심만큼 교회밖에서의 삶이 어떤가?에 대하여 고민하고 사는가?라고 묻고 싶다. 세상에 나가서 비기독교인 보다 못한 정직성과 도덕성을 가진 교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사람 바울교회 다닌다며?’라는 말을 들을 때에는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다. 사실, 그런 말을 듣는 주체가 내 자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렵기까지 한다.

바울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거듭나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교회는 희망이 없고, 그저 사회의 욕을 먹는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 글을 보는 바울교회 교인이 있다면 “장로님 언제 복귀하세요?”라든가? “장로님이 오셔야죠”라는 말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스스로 교회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이를 개혁하기 위한 의지와 행동이 없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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