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56] 문태아저씨

우리집은 두번 집을 지었다. 원래 있던 초가집을 헐고 그 자리에 새 집을 지었던 것과, 그 새집이 접도구역안에 지어졌다고 강제철거를 당한 후에 다시 금골리에 그대로 옮겨 지은 것을 포함해 모두 두 번이다. 처음 지을 때인지 아니면 두번 째 지을 때인지 정확하지 않으나 그 때 일하던 목수 중에 이름이 “문태”인 아저씨가 있었다. 우리는 그를 잘 따랐고 “문태아저씨”라고 불렀다. 문태아저씨는 아이들을… Read More »

[어릴 적에. 55] 접도구역

길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노랑색의 시멘트 푯말이 있다. 세로방향으로 “접도구역”이라고 쓰여 있다. 우리가 가는 모든 곳에 있었다. 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푯말이었다. 그것에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야 접도구역 푯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원래 우리집은 두 채로 구성되어 있다. 약방과 안방이 있는 양철지붕집과 또 하나는 직각으로 배열하고 있는 초가집이었다. 초가집은 가운데 부엌이 있고 양쪽으로 방들이… Read More »

[어릴 적에. 54] 도깨불치

우리마을(노랑점선, 진도군 군내면 둔전리와 장언리가 함께 있다.)에게 간척지 평야를 바라보면 정면으로 보이는 동네가 도깨불치(빨강점선)이다. 도깨불치라는 말 이외에 사람들은 또깨불치라고도 했다. 아마도 경음화현상(일종의 사투리) 때문에 도깨비를 또깨비라고 불렀기 때문일 것이다. “도깨불치“가 가장 많이 불리웠던 이름 같다. 나는 어려서 부터 “도깨비+불치=도깨불치“…로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도깨불치의 원래 이름이 “도깨비불치“일 수도 있다. 밤에 도깨불치를 바라보노라면 몇 집들의 등불이 희미하게 아롱거린다. 밤이 늦으면… Read More »

[어릴 적에. 53] 이 집에 누가 호랑이띠냐?

우리집도 진돗개를 키웠다. 그러나 우리집 개들은 오래 사는 늙은 개가 없었다. 왜냐면 일찍 죽거나 다 크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은 강아지를 사왔는데 몇 주 지나지 않아 열려진 대문 밖으로 나갔다가 그만 택시에 치고 말았다. 차가 별로 다니지 않았던 시골길에서 교통사고라니! 참 어이없는 일이었다. 택시기사와 아버지가 언쟁을 했다. 결국 택시기사가 강아지 한마리를 사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Read More »

[어릴 적에. 52] 저, 오줌 쌌어요

어릴 때 잠을 자다가 소변을 누는 야뇨증(유뇨증)이 있었다. 이 야뇨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차츰 좋아졌고, 교복을 입었던 중학교때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초등학교 시절 가끔 사고를 치긴 하였지만 야뇨증은 어릴 때 내 마음에 늘 부담이 되었다. 특히 우리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잘 때면 더욱 그랬다. 따라서 자기전에 꼭 소변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소풍을 갔다왔거나 공을 많이 찼거나 하는 날에는 빨리… Read More »

[어릴 적에. 51]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을 중심으로 어릴 때의 추억을 적다보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최초의 기억은 무엇일까? 내가 가장 어렸을 때를 기억하는 것은 언제쯤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처음 해 본 것은 아니지만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한다.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은 4살때의 일이다. 따슷한 햇볕이 내리는 날이었다. 엄마가 복통을 호소하고 동네 아주머니가 분주히 물을 데워서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오셨다. 아버지의… Read More »

[어릴 적에. 50] 짜장면의 첫 기억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고전읽기 경시대회 출전을 위해 읍내에 갔다. 시험이 끝나고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다. 모두 들뜬 마음으로 식사를 주문했다. 매뉴는 두가지였다. 짬뽕과 짜장면이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냄새가 고소한 짜장면을 선택했다. 이미 식당에 들어서면서 고소한 그 냄새가 짜장면 냄새라는 것이다. 드디어 짜장면이 나왔다. 젓가락으로 잘 비빈 후에 짜장이 잘 묻은 면을 한 젓가락 들어 올렸다.… Read More »

[어릴 적에. 49] 형아야~ 참기름 지켜!

시골에서는 참기름을 짤 곳도 없다. 읍내에 나가야 한다. 읍내에 가면 이모네 집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형은 이모네 집에서 살았다.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다녀야 했기 떄문이다. 즉, 이모네 집에서 하숙을 한 셈이다. 어느날 엄마를 따라 읍내에 갔다. 시장도 보고, 참기름도 짜기 위함이었다. 읍내에 가면 자연스럽게 이모네 집에 머물렀다. 그날도 그랬다. 이모네 집에서 놀고 있는데 마침 집에 갈… Read More »

[어릴 적에. 48] 시단이

시단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우리반 여자아이의 이름이다. 성과 이름이 “고시단”이다. “~단이”는 여자아이에게 붙이는 어미사이다. 큰년, 작은년(간뎃년), 시단이, 니단이, 오단이,…. 이런 식으로 딸들을 순서대로 부른다. 그렇게 부르던 것이 이름이 되기도 한다. 내 동창 중에는 시단이 뿐만 아니라 오단이도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장마가 한창이던 방학하는 날이었다. 선생님께서 교무실에 간 사이에 한 학생이 대변을 보고 말았다. 가장 앞줄에 앉은 진호(가명, 실제… Read More »

[어릴 적에. 47] 애들아, 차가 논에 빠졌어!

정월 대보름은 한가위 보름보다 더 밝은 느낌이다. 아마도 추운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이 오긴 보름(2주)전에 맞이하는 섣달그믐은 그만큰 더 어두운 겨울밤이다. 밝은 설날을 맞이하기위한 깊고 어두운 밤일 수도 있다. . 설날이 다가오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들뜬다. 당시에는 더욱 그랬다. 먹을 것과 입을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으리라. 아이들도 설날 며칠 전부터 들떠있다. 추운 겨울밤이지만 아이들은 밤에 밖에…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