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어릴 적에 ∙ 추억 시리즈 99

[어릴 적에. 60] 가끔씩 사라지는 엄마와 아빠

내가 어렸을 때 4형제가 있었다. 큰 누나, 작은 누나, 나, 그리고 동생 이렇세 넷이다. 막내 동생은 태어나지 않았을 서절의 이야기이다. 형은 읍내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어렸을 때 함께 살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는 일을 도와주는 누나가 있었다. 가끔은 이모도 와 있었고, 막내 고모도 오곤 했다. 때론 작은 아버지가 오시기도 했다. 이렇게 친척들이 와 있는 며칠동안 아버지와 어머니는 집에 계시지… Read More »

[어릴 적에. 59] 술먹으면 개

우리동네에 술만 먹으면 개(?)가 되는 아저씨가 있었다. 전형적인 알콜중독자의 모습이다. 자식은 몇명이 있었고, 아저씨는 덩치가 컸고 아줌마는 약간 통통하였지만 키는 작은 여자였다. 당시에 술꾼들의 특징은 모두 도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술과 담배, 도박은 늘 함께 묶여 다닌 셈이다. 그 아저씨는 평소에는 순한 양처럼 행동했다. 가난했지만 다른 집 일들도 잘 도와주고 아이들에게도 잘 해주었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신작로에 들어… Read More »

[어릴 적에. 58] 손오공

초등학교 4학년 교실, 나와 친구들은 MBC 라디오 드라마 “손오공”을 흉내내고 있었다. 인기절정의 라디오 드라마를 모르면 간첩이었다. 모든 아이들이 듣고 있는 드라마였다. TV가 별로 없던 시절, 라디오의 드라마는 우리에게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였다. “우랑바리 다라나 바로둥 무따라까 따라마까 쁘랴냐~ 오색구름 내려와라 야~~얍!”이라고 하면 “슈우~융”하고 구름이 내려왔다. 소리만 드렸지만, 우리는 오색의 찬란한 구름이 손오공의 발아래로 내려와 손오공을 태우고 하늘을… Read More »

[어릴 적에. 57] 서예를 배우다

초등학교 4학년 미술시간, 나는 우리 학년에서 가장 키가 컸기 때문에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것도 교실 뒷쪽문 바로 입구에 말이다. 그날은 붓글씨를 쓰는 날이었다. 열심히 글씨를 쓰고 있는데 3학년때 담임선생님이셨던 윤영동 선생님께서 복도를 지나가시다가 잠시 들리셨다. 내가 글씨를 쓰는 것을 보시더니 최인규 담임선생님께 가시더니 “내가 형태를 가르쳐야겠다. 그렇게 해달라”고 하셨고, 나는 그 다음주 부터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에… Read More »

[어릴 적에. 56] 문태아저씨

우리집은 두번 집을 지었다. 원래 있던 초가집을 헐고 그 자리에 새 집을 지었던 것과, 그 새집이 접도구역안에 지어졌다고 강제철거를 당한 후에 다시 금골리에 그대로 옮겨 지은 것을 포함해 모두 두 번이다. 처음 지을 때인지 아니면 두번 째 지을 때인지 정확하지 않으나 그 때 일하던 목수 중에 이름이 “문태”인 아저씨가 있었다. 우리는 그를 잘 따랐고 “문태아저씨”라고 불렀다. 문태아저씨는 아이들을… Read More »

[어릴 적에. 55] 접도구역

길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노랑색의 시멘트 푯말이 있다. 세로방향으로 “접도구역”이라고 쓰여 있다. 우리가 가는 모든 곳에 있었다. 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푯말이었다. 그것에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야 접도구역 푯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원래 우리집은 두 채로 구성되어 있다. 약방과 안방이 있는 양철지붕집과 또 하나는 직각으로 배열하고 있는 초가집이었다. 초가집은 가운데 부엌이 있고 양쪽으로 방들이… Read More »

[어릴 적에. 54] 도깨불치

우리마을(노랑점선, 진도군 군내면 둔전리와 장언리가 함께 있다.)에게 간척지 평야를 바라보면 정면으로 보이는 동네가 도깨불치(빨강점선)이다. 도깨불치라는 말 이외에 사람들은 또깨불치라고도 했다. 아마도 경음화현상(일종의 사투리) 때문에 도깨비를 또깨비라고 불렀기 때문일 것이다. “도깨불치“가 가장 많이 불리웠던 이름 같다. 나는 어려서 부터 “도깨비+불치=도깨불치“…로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도깨불치의 원래 이름이 “도깨비불치“일 수도 있다. 밤에 도깨불치를 바라보노라면 몇 집들의 등불이 희미하게 아롱거린다. 밤이 늦으면… Read More »

[어릴 적에. 53] 이 집에 누가 호랑이띠냐?

우리집도 진돗개를 키웠다. 그러나 우리집 개들은 오래 사는 늙은 개가 없었다. 왜냐면 일찍 죽거나 다 크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은 강아지를 사왔는데 몇 주 지나지 않아 열려진 대문 밖으로 나갔다가 그만 택시에 치고 말았다. 차가 별로 다니지 않았던 시골길에서 교통사고라니! 참 어이없는 일이었다. 택시기사와 아버지가 언쟁을 했다. 결국 택시기사가 강아지 한마리를 사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Read More »

[어릴 적에. 52] 저, 오줌 쌌어요

어릴 때 잠을 자다가 소변을 누는 야뇨증(유뇨증)이 있었다. 이 야뇨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차츰 좋아졌고, 교복을 입었던 중학교때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초등학교 시절 가끔 사고를 치긴 하였지만 야뇨증은 어릴 때 내 마음에 늘 부담이 되었다. 특히 우리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잘 때면 더욱 그랬다. 따라서 자기전에 꼭 소변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소풍을 갔다왔거나 공을 많이 찼거나 하는 날에는 빨리… Read More »

[어릴 적에. 51]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을 중심으로 어릴 때의 추억을 적다보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최초의 기억은 무엇일까? 내가 가장 어렸을 때를 기억하는 것은 언제쯤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처음 해 본 것은 아니지만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한다.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은 4살때의 일이다. 따슷한 햇볕이 내리는 날이었다. 엄마가 복통을 호소하고 동네 아주머니가 분주히 물을 데워서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오셨다. 아버지의…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