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어릴 적에 ∙ 추억 시리즈 99

[어릴 적에. 50] 짜장면의 첫 기억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고전읽기 경시대회 출전을 위해 읍내에 갔다. 시험이 끝나고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다. 모두 들뜬 마음으로 식사를 주문했다. 매뉴는 두가지였다. 짬뽕과 짜장면이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냄새가 고소한 짜장면을 선택했다. 이미 식당에 들어서면서 고소한 그 냄새가 짜장면 냄새라는 것이다. 드디어 짜장면이 나왔다. 젓가락으로 잘 비빈 후에 짜장이 잘 묻은 면을 한 젓가락 들어 올렸다.… Read More »

[어릴 적에. 49] 형아야~ 참기름 지켜!

시골에서는 참기름을 짤 곳도 없다. 읍내에 나가야 한다. 읍내에 가면 이모네 집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형은 이모네 집에서 살았다.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다녀야 했기 떄문이다. 즉, 이모네 집에서 하숙을 한 셈이다. 어느날 엄마를 따라 읍내에 갔다. 시장도 보고, 참기름도 짜기 위함이었다. 읍내에 가면 자연스럽게 이모네 집에 머물렀다. 그날도 그랬다. 이모네 집에서 놀고 있는데 마침 집에 갈… Read More »

[어릴 적에. 48] 시단이

시단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우리반 여자아이의 이름이다. 성과 이름이 “고시단”이다. “~단이”는 여자아이에게 붙이는 어미사이다. 큰년, 작은년(간뎃년), 시단이, 니단이, 오단이,…. 이런 식으로 딸들을 순서대로 부른다. 그렇게 부르던 것이 이름이 되기도 한다. 내 동창 중에는 시단이 뿐만 아니라 오단이도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장마가 한창이던 방학하는 날이었다. 선생님께서 교무실에 간 사이에 한 학생이 대변을 보고 말았다. 가장 앞줄에 앉은 진호(가명, 실제… Read More »

[어릴 적에. 47] 애들아, 차가 논에 빠졌어!

정월 대보름은 한가위 보름보다 더 밝은 느낌이다. 아마도 추운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이 오긴 보름(2주)전에 맞이하는 섣달그믐은 그만큰 더 어두운 겨울밤이다. 밝은 설날을 맞이하기위한 깊고 어두운 밤일 수도 있다. . 설날이 다가오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들뜬다. 당시에는 더욱 그랬다. 먹을 것과 입을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으리라. 아이들도 설날 며칠 전부터 들떠있다. 추운 겨울밤이지만 아이들은 밤에 밖에… Read More »

[어릴 적에. 46] 정월 대보름

어릴 적 추억 중 가장 반복적인 기억이 바로 “정월 대보름”의 추억들이다. 정월 대보름은 겨울의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의 본능처럼 들판을 뛰어 다니며 놀았던 기억이 어른이 된 뒤에 생각하니 그럴 듯 하다. 나는 오곡밥을 먹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불놀이를 하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 통조림 깡통을 찾는다. 못과 망치를 이용하여 깡통의 모든 면에 수십개의 구멍을 뚫는다. 또… Read More »

[어릴 적에. 45] 욕지

내가 보기엔 요즈음의 아이들이 우리가 자랄 때 보다 욕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의 절반이상이 욕인 학생들도 있다. 특히 중학생들, 그것도 여중생들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욕지“라는 것이 있었다. 선생님 도장이 찍힌 종이 조각이다. 학생들은 욕지를 10장씩 받는다. 그리고 친구가 욕을 하면 바로 “욕지!”를 외치면서 한 장을 빼앗아 온다. 욕을 많이 한 친구들은… Read More »

[어릴 적에. 44] 울돌목

울돌목은 명량해협(鳴梁海峽)의 또다른 이름이다. 울돌목은 화원반도인 전라남도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사이의 있는 해협이다. 길이 약 1.5km이며, 폭이 가장 짧은 곳은 약 300m 정도인데, 바로 이곳에 진도대교가 세워졌다. 밀물 때에는 넓은 남해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울돌목을 통과하여 서해로 빠져 나가 조류가 5m/s 이상으로 매우 빠르게 형성되는 이유로 인하여 유명해진 곳이다. 2014년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1,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Read More »

[어릴 적에. 43] 세등리 입구 큰 나무

우리 마을에서 읍내로 가는 길에 세등리라는 마을이 나온다. 세등리보다는 그냥 “세등”이라고 불렀다. 세등은 지리적으로 진도읍과 오일시에서 벽파와 녹진 방향으로 오다가 Y자 형태로 길이 나뉘어지는 동네이다. 우리 마을에서 세등으로 가려고 둔전저수지를 왼쪽으로 두고 계속 가면 길이 두갈래로 나뉜다. 세등리 마을 안으로 들어가려면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 길 입구에 큰 나무가 있다. 이 나무의 한 가지는  길쪽으로 수평으로 길게 뻗어… Read More »

[어릴 적에. 42] 금골산

내가 다녔던 금성초등학교와 군내중학교 뒷편에는 금골산이 있다. 두 학교의 교가에도 어김없이 금골산이 등장한다. 금골산은 해발 193m의 돌산이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자주 오르던 산이었다. 중학교 이후에는 올라간 기억은 없다. 금골산은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을 나타내지만 주로 정면에서 보아왔다. 어릴 때 살던 장언리에서 학교를 오는 방향이나, 이사를 갔던 금골리에서도 정면에서 바라보게 되어 있다. 상세한 정보는 진도군에서 제공하는 자료에서 확인할… Read More »

[어릴 적에. 41] 진돗개에 물리다

우리집에 잠깐 키웠던 잡종견 이후에 한동안 우리집에는 개가 없었다. 그러던 참에 동네에 아주 멋진 개가 나타났다. 우체국장님네에서 다 자란 개를 사왔는데, 전형적인 갈색 진돗개였다. 겨울방학이 되어 우체국장님의 둘째 아들인 흥구가 진도에 왔다. 흥구는 그 개를 데리고 동네를 뛰어 돌았다. 교회 앞에서 놀고 있던 내 앞으로 흥구와 개가 다달았다. 나는 “어디보자, 네가 순종인가?”하면서 개 앞발을 쳐들었다. 그 순간 개가…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