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골든카운티 10 – 텃밭이야기 ②

By | 2018-06-11

이미 지난 번에 텃밭이야기①를 쓴 적이 있다. 이번에는 두번째 텃밭이야기로 “나의 텃밭이야기”이다.

아파트를 계약할 때 텃밭을 하나씩 분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텃밭에 가보았다. 우리 텃밭은 텃밭 D지역에 있었다. 그리고 부동산에서 도면을 보면서 “이곳이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텃밭의 이곳저곳을 둘러 보았다. 어떤 밭은 밭의 경계가 있고, 어떤 밭은 경계가 없었다. 그런데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경계가 있든지 없는지 간에 자신의 밭을 원래보다 키워놓은 곳들이 있었다. 따라서 그런 곳들은 밭과 밭 사이의 통로가 좁아져 있었다.

따라서 나는 경계석을 놓기로 하였고, 경계석을 원래보다 약간 좁게 놓기로 했다. 그리고 길거리나 운동장에서 굴러다니는 돌이 있으면 보는대로 주어왔다. 한참 동안은 길가에 돌만 눈에 들어오던 시간들이 있었다. 돌은 서너개씩 옮겨서 경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가능한 밭의 안쪽으로 치우치게 배치를 했다. 인접한 텃밭과의 사이에 통로를 많이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돌 경계를 만들면서 쪽지 하나를 남겼다. “그동안 텃밭을 잘 관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8년부터 저희가 직접 관리하도록 하게습니다. 올해 10-11월 사이에는 텃밭에 경계석을 놓고 테두리 안쪽으로만 흙을 조금 더하도록 하겠습니다. 심어져 있는 작물엔 손대지 않고록 하게습니다. 혹시 연락할 일이 있으시면 “옥성부동산”으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런데 며칠 써놓은 쪽지가 바로 옆 텃밭에 옮겨져 있고, 뒷면에 “여기예요.”라고 쓰여 있었다. 부동산에서 알려준 텃밭이 잘된 것이었다. 따라서 다시 관리사무소에 가서 텃밭 도면을 사진으로 찍어오고, 직원이 따라와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 주었다. 옆 텃밭에서 옮겨 놓은 그곳에 우리 텃밭이 맞았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경계석을 놓기 시작했다. 아직 배추와 무가 심겨져 있었으나 채소는 건드리지 않고, 돌경계를 만들었다. 내가 처음 예상했던 것 보다 빠른 시간에 만들어졌다. 처음엔 두 달 정도를 예상했으나 한번 시작하니 속도가 붙어서 3주 가량 소요되었다.

그리고 12월에 이사를 했고, 그 사이에 텃밭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많은 채소들이 뽑혀져 나갔고, 일부 남아 있는 월동 채소들만 눈 속에 파묻혀 있게 되었다. 물론 날씨가 좋아지면 눈이 금새 녹았다. 그런 모습을 계속 반복하며 겨울이 지나갔다. 겨울에는 텃밭에 나오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리고 봄이 왔다. 사람들이 텃밭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들 퇴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나도 그들을 따라 같은 종류의 퇴비를 두 부대 사다가 뿌렸다. 퇴비를 뿌리기 전에 밭은 삽으로 갈아 엎었다. 그리고 퇴비를 뿌리고 다시 쇠스랑으로 흙을 고르게 정리를 했다. 한 부대씩 뿌렸으니 두 번에 거쳐 하였다.

그리고 인근 꽃집에서 튤립과 꽃잔디를 구입해다가 심었다. 튤립은 예뻤으나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꽃잔디는 잘 자라주었다. 나중에 꽃잔디를 돌경계석에 붙여 심었다. 어떤 어르신이 그렇게 하기를 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꽃씨를 구입했다. 처음에 6종류의 꽃씨를 구입해서 심었다. 2X3 배열로 뿌려 두었다. 마침, 봄추위가 찾아오는 바람에 꽃씨는 더디게 싹을 피기 시작했다. 너무 더디게 나오는 바람에 발악 되지 않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다.

처음 새싹이 날 때와는 달리 꽃의 줄기가 커지자 분주를 시작했다. 우선 봉선화와 꽃양귀비를 양쪽 끝 부위에 심었다. 나머지 꽃들은 아직 작아서 놔두었다.

일부 분주에도 불구하고, 봉선화와 꽃양귀비는 개체수가 너무 많았다. 따라서 하는 수 없이 과감하게 정리를 했다. 정말 아깝고 아쉬웠지만 그냥 잡초 뽑듯이 뽑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빈 땅에 다시 4종류의 꽃씨를 더 뿌렸다. 총 10종류의 꽃씨를 뿌린 셈이다. 나중에 뿌린 4 종류의 꽃씨는 발아하는 속도가 다르긴 했지만, 먼저 뿌렸던 6종류의 꽃씨보다 빠르게 발아를 했다. 물론 처음 꽃씨를 뿌리고 난 경험 때문인지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후인 6월 9일에 찍은 사진이다. 분주해 놓은 봉선화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개체수가 너무 많다. 나중에 뿌린 4종류의 꽃들도 조만간에 정리를 해야 할 듯 하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지난 6개월의 삶도 정리가 되는 듯 하다. 다들 채소를 심는데 유독 텃밭 한가운데 꽃을 심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왜 채소를 심지 않고 꽃을 심냐?”고 묻곤 한다. 꽃을 심게 된 이유는 아내가 그렇게 하자고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텃밭 말고도 일부 텃밭에 부분적으로 꽃을 심는 분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텃밭은 채소없이 꽃만 심었다. 앞으로도 계속 꽃만 심어볼 생각이다.

이제 예쁜 꽃이 피면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며칠 전에 채송화가 꽃 하나를 피웠다. 뿌린 씨앗 중에서 처음으로 꽃을 핀 것이다. 이번 여름과 가을이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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