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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일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떠나며
십여전에 캐나다에 머물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유럽여행을 권했었다. 당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저희 가족은 나중에 유럽을 여행하겠노라고 생각했지만, 귀국 후 두 아들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여행은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면 여행을 가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것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다소 무리하게 7월 첫째와 둘째 주간을 여행기간으로 잡았고, 학교의 큰 일들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는 시점에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은 목적지를 향해가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런던을 가는 길은 정말 멀다. 직항을 이용하더라도 11시간의 비행시간을 견디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한 직항이 오히려 지루할 수는 있지만 목적지에는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전주에서 공항리무진버스를 예상보다 빨리 타버렸다. 너무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앞차 시간에 맞추어 나왔고, 표를 교환한 후에 30분 빨리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그러나 바로 항공사에서 짐을 부치고 좌석도 배정받았다. 오는 길에 핫도그를 먹긴 했지만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차분하게 식사를 하고 입국수속까지 밟았다. 비행탑승까지의 시간이 널널한 탓에 면세점에 들어 큰 아들 선그라스를 구입했다. 처음엔 아내의 선그라스를 구입하려고 들어갔었는데, 가격을 보고 아내는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탑승은 예정대로 이루어졌으나, 출발이 한시간 가량 늦어졌다.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너무 많아 그 시간대에 몰린 탓이라고 했다. 그 사이에 음료와 과자가 서비스로 제공되었다. 한시간 가량 늦게 이륙한 비행기는 중간에 계속 흔들림이 계속되는 상당히 피곤한 비행시간들이었고, 4시간 가량 지나서 너무 지루한 탓에 맥북에어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맛있게 잠을 자는 큰 아들이 부러울 뿐이다. 도착하면 렌트한 차를 운전해서 히드로공항에서 옥스포드까지 운전하고 갈 일이 걱정스러워 잠을 여러번 청했지만, 역시 습관대로 낮에 잠을 자지못하는 난 이렇게 글 쓰는게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공항에는 공항패션이 있다. 나름대로 자유분방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 중에는 꽤나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선그라스나 가방, 신발 등의 악세서리를 통한 패션 또한 눈요기감이 된다. 일부러 남들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공항패션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멋진 패션들을 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이기도 하다. 공항에서 선그라스를 구입한 큰아들 주찬이는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요즈음 유행하는 중절모자와의 조합이 괜찮아 보인다. 문제는 일회용 컨텍트렌즈를 두고왔다는 점이다.
여행의 구상은 1년전에…
구체적으로 여행의 일정을 잡은 것은 작년초였다. 따라서 작년 한해동안 열심히 저축을 했다. 2주간의 유럽여행을 생각하고 모아두었던 돈은 올 초 두 아들들이 모두 원룸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다 써버렸다. 원룸보증금으로 절반이상이 지출되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들이 들어가면서 모아두었던 돈은 바닥이 나버렸다. 그렇지만 빚을 내서라도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3월에 비행기표를 구하기 시작했다. 일단 6백여만원이 넘는 비행기표를 사자마자, 여행준비는 구체적으로 시작되었다. 가장 큰 지출부분이 항공료이다. 특히 10시간이 넘는 유럽여행에서는 더욱 항공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진다. 아무튼 비행기표를 손에 넣음으로서 여행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호텔예약대신 민박을 택했고, 영국에서는 자동차를 렌트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도로주행도 우리와 반대인 영국에서의 운전은 솔직히 겁부터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꼭 필요하다.
여행의 큰 줄거리
일단 어디를 방문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 여행준비를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유럽여행을 처음 구상할 때는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3개국을 2주간 보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그래도 유럽하면 영국과 프랑스인데 여기부터 봐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국만 2주일 여행을 꿈꾸다가, 결국은 런던 1주일, 파리 1주일로 정해졌다. 런던에 있는 한인민박을 구하던 중 우연히 옥스포드의 민박집과 연결이 되었고, 결국 민박은 옥스포드에서 하고 주변 도시와 런던을 나누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옥스포드를 중심으로 한 영국여행은 작은 아들이 맡기로 하고, 파리여행은 큰 아들이 맡기로 했다. 지금 영국으로 향하는 이 시각까지 파리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이다. 다행히도 영국여행은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와 있다.
3월에 시작한 항공권 구입은 4월에 최종 마무리되어 7월 2일 출국, 7월 16일 귀국이라는 큰 계획을 세웠고, 민박집을 찾기 시작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 6월초부터 런던민막, 파리민박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민박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온라인상에서 유명하다는 민박집들은 이미 계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그러나 수요가 공급을 넘지 않은 듯 했다. 런던쪽에도, 파리쪽에서 아직 계약할 수 있는 민박집들은 꽤나 있었다. 다만, 시간이 많지 않으면 조급해지는 마음때문에 많은 부분을 놓질 수도 있다는 점을 마음속에 두고 여기저기에 메일을 보내었고, 여러군데에서 답장이 왔다. 그러던 중 옥스포드의 민박집을 알게 되었는데, 생각을 조금 바꾸어서 옥스포드를 베이스캠프(?)로 하는 런던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그렇게 런던이 정해지자, 파리는 더 빠르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6월 중순이 되어서야 런던에서 파리를 달리는 유로스타의 표를 온라인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글을 온라인에서 보긴 했지만, 그냥 유로스타 홈페이지를 통해 4명의 탑승권을 616유로에 구입했다. 성인 2명, 대학생 2명으로 티켓팅을 했다. 여행계획은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부터 두 아들들을 갈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자신도 학교일이 너무 많아서 여행준비를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두 아들들의 준비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었다. 갈군 효과가 있었던지 영국여행은 구체적인 계획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파리여행은 떠나기 전까지 아니었다. 인천공항 서점에서 프랑스 여행관련 책자를 구입하는 큰 아들을 보았다.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던지 이제야 준비를 하기 시작한 듯 하다.
그렇게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큰 아들은 옆에서 쿨쿨 잠자고 있다. 중절모자를 쓰고 말이다.
여행의 큰 원칙들을 세우다
일단 어디를 방문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 여행준비를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유럽여행을 처음 구상할 때는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3개국을 2주간 보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그래도 유럽하면 영국과 프랑스인데 여기부터 봐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국만 2주일 여행을 꿈꾸다가, 결국은 런던 1주일, 파리 1주일로 정해졌다. 런던에 있는 한인민박을 구하던 중 우연히 옥스포드의 민박집과 연결이 되었고, 결국 민박은 옥스포드에서 하고 주변 도시와 런던을 나누어 여행을 하기로 했다.그리고 프랑스에서는 파리에 민박집을 얻었다.
몇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숙소는 민박에서 한다.
둘째로, 식사비용은 가능한 줄이지 않는다.
세째로, 가이드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따라서 도중에 계획을 바뀌어질 수 있어도 받아들인다.
네째로,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다섯째로, 휴식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섯째로, 인터넷에 사진을 올릴 목적으로 여행을 하지 않는다.
일곱째로, 가능한 관광책자를 산다.
Just Go 시리즈 여행책자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바로 이 여행관련책자이다. 바로 Just go 시리즈다. 이 책자의 장점은 간략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여행기를 적은 책자는 아니고, 안내책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 책자가 발행된 것이 2년전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약간의 차이(요금이나 시간변경 등)는 있을 수 있으나 매우 좋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여러권의 책을 구입했지만 결국 이 책 한권으로 종결되었다고 보면 된다(이 부분은 여행이 끝난 후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