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행 2011 [10] 여행 그리고 가족

By | 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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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국 / 런던으로 떠나며
  2. 영국/ 볼보를 렌트하다
  3. 영국 / 옥스포드 1
  4. 영국 / 옥스포드 2
  5. 영국 / 스트랫포드 – 세익스피어의 생가
  6. 영국 / 코츠월드 1 – Burford
  7. 영국 / 코츠월드 2 – Bourton on the Water
  8. 영국 / 코츠월드 3 – Stow on the Wold
  9. 영국 / 런던, 첫째날
  10. 여행 그리고 가족
  11. 영국 / 런던 2 – 대영박물관
  12. 런던에서 파리로(유로스타를 타고)
  13. 민박 – 옥스포드와 파리 두 곳에서
  14. 프랑스 / 첫날 파리(Paris), 첫번째 이야기
  15. 프랑스 / 첫날 파리(Paris), 두번째 이야기
  16. 프랑스 / 둘째날 에펠과 베르사유
  17. 프랑스 / 세째날 몽 생 미셸
  18. 프랑스 / 네째날 1 루브르 박물관
  19. 프랑스 / 네째날 2 개선문
  20. 프랑스 / 다섯째날 소매치기를 만나다
  21. 프랑스 / 여섯째날 “퐁텐블로”
  22. 여행을 마무리하며…

 

여행의 즐거움, 말말말 그리고 장난질

연년생 형과의 끝없는 장난…

여행의 즐거움은 어디에서 올까?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집을 떠난지 1년반과 반년이 되가는 올해 여름에 떠난 여행은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온 것이지만, 솔직히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하고 떠난 것은 사실이다. 떠나기전에 비행기표 구입과 자동차렌트만 내가 하고, 나머지는 두 아들의 도움을 받았다. 민박집 선택과 유로스타 예약, 그리고 현지에서 가이드를 두 아들이 맡았다. 영국가이드는 둘째 주원이가, 프랑그 가이드는 첫째 주찬이가 맡기로 했다.

아내는 주로 식사와 세탁 등을 맡기로 했다. 운전은 주찬이와 번걸아가면서 하기로 했으나 Herz의 규정상 23세이하는 운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운전을 나 혼자서하기로 했다. 물론 출국전에 국제면허증은 운전면허증이 없는 주원이를 제외하곤 모두 발급을 받았었다.

실제 여행을 하다보면 육체적으로 피로가 쌓이게 되고, 그러면서 가족간에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경험이 그렇다. 따라서 여행전에 많은 분들에게 그런 부분의 조언을 받았다. 내 스스로도 어떤 경우에라도 큰 소리를 내지말자라는 약속을 마음속에 넣어 두었다. 여행이 지속되면서 몸이 피곤해지자 약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가 차분하게 짧지 않은 여행기간동안 잘 보냈었다는 생각이다.

또한 여행에서 얻는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쁨보다는 가족이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 얻는 행복과 만족은 매우 컸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서도 아니고, 맛있는 것을 먹어서도 아니다. 그저 가족이기에 서로 떨어져 살았던 시간들을 예전으로 돌려놓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행복했다. 오랫만에 짓는 표정속에서 어렸을 때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같은 그런 작은 것들에서 얻는 행복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딸이 없는 집에 서울대생이 귀여움을 떨어준다. 둘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주원이가 이렇게 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우리가족만 아는 사실이다. 셔터를 누르려고 구도를 잡는 순간 뒤로 가서 이상한 표정과 행동이 사진에 찍히게 만들어 버린다.

사진찍기 힘들다 둘째의 장난 때문에

둘째는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계속해서 장난을 친다. 이런 행동은 가족들에게 여행을 재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민박집 화장실을 공유해야 하는 입장에선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같이 쓰다 보니 오해가 발생할 수가 있고, 사용하고 싶은 시간에 사용하지 못하기도 하다.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신학공부를 위해 잠시 답사온 미국 백인남자, 그리고 국적을 모르는 흑인남자, 그리고 하루 머물고 간 한국인, 나중에 들어와서 며칠째 있는 백인부부 등 다양하다. 화장실에서 가장 가까운 방에 기거하는 우리로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유리한(?) 점도 있지만, 아무튼 눈치를 봐야 한다. 그런데 제 식구가 연속으로 사용하는 경우 다른 분들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나 양보가 필요하다. 말은 하지 않지만 서로 눈치 껏 양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이름을 전혀 모르는데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테면 백인남자가 주방에 있다라던가, 흑인남자가 화장실을 자꾸 가려고 한다던가 하는 경우 표현을 해주어야 한다. 이 때 주원이가 대뜸 만들어낸 말이 “백형”과 “흑형”이다. “그 백형 지금 주방에 있어”라는 식의 표현을 쓴다. 그렇게 그들에 대한 적당한 표현방식을 만들어낸 후에 갑자기 저를 빤히 한참동안 쳐다보더니… 갑자기“황형?”이라고 해서 온 식구들이 배꼽을 잡았다. 문제는 그 용어 때문에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다가 웃음보가 터져서 혼자서 화장실에서 킥킥대고 웃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처칠 생가 (블렌햄 궁전) 에서도 “황형” 때문에 웃음이 또 터지고 말았다.

주원이는 파리에 가면 민박집 화장실이 독립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대뜸 “Praise the Lord, Hallelujah!!”라고 표현해서 가족을 계속 웃게 하고 있다. 두손을 벌려서 들고 외치는 프레이즈 더 로드, 할렐루야..는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어렸을때 좀 어쩡쩡한 표정은 지금도 있다

주찬이가 간혹 보여주는 표정은 어렸을 때의 표정 그대로다. 조금은 어정쩡한 애매한 표정을 짓곤 한다. 여행기간에서도 그런 표정은 간혹 나온다. 주원이와 주로 말장난으로 여행을 재미있게 만든다. 가장 먼저 관람하고 주로 입구에서 노래를 듣거나 쉬고 있다. 이런 주찬이도 간혹 장난을 친다. 전혀 장난 칠 것 같지 않은 주찬이의 장난이 가족을 즐겁게 한다.

특히 주원이를 갈구는 듯한 표현들의 말은 여행의 재미를 더욱 크게 만든다. 물론 주원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주원이는 형이 허세를 떤다고 말한다. 그리고 종이위에 “허세의 왕”이라는 형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난 그 그림을 주원이가 잠든 사이에 아이폰으로 찍어 두었다. 첫페이지에 있는 그림이 바로 그 그림이다.

나는 이제 농담을 하면 썰렁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순발력도 떨어지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개그감이다. 많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젊어서는 순발력으로 살아왔는데, 그 순발력이 떨어지는 그런 나이가 된 셈이다. 여행이 길어지면 가족이라도 서로에 대한 배려는 계속되어야 한다. 서로 말도 조심하고(그렇다고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어서는 안되지만) 사소한 것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아무리 힘든 여행이라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진심어린 말과 행동이 모두 성인이 된 가족안에서도 교과서 처럼 작용된다는 사실이다. 꼭 보고 싶었던 관광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동안 느껴지는 가족간의 사랑이 모든 여행의 즐거움 위에 있다는 결론이다..